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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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서 간담회
“고용-임금에 미치는 영향 분석… 목표 연도 신축적으로 생각해야”

경제사령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을 올해 7530원(16.4%)으로 인상한 데 이어 2020년까지 1만 원까지 올리겠다는 정부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8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은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적절한 인상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 및 사업주의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잘 분석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부총리는 16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부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란 입장을 바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담을 줬을 것이란 의견을 내 주목받았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만에 “특정 시점을 목표로 결정하기보다 고용과 임금을 고려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내걸었다. 올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린 여파로 최근 3개월 동안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대에 그치고 청년 고용이 여전히 부진에 빠졌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을 수단으로 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매년 15.7%씩 추가로 올려야 한다. 경제팀 수장 입장에서 급격한 인상은 고용 등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 내 핵심 당국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은 15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장식 대통령일자리수석은 20일 인구 감소와 함께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이 컸던 기저효과 때문에 고용지표가 부진할 뿐이며 6월부터는 고용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동연#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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