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근무 경력 女 “한정민, 문 없는 방 주고, 잘 때 지켜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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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14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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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동부경찰서
사진=제주동부경찰서
경찰이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한정민(32)을 쫓고 있는 가운데, 한정민이 일한 S게스트하우스의 스태프였던 A 씨는 “한정민이 문도 없는 방을 내줬다”고 말했다.

A 씨(20대·여)는 13일 뉴스1에 “문도 없는 방을 내줘서 담요로 침대를 가려놓고 살았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과거에 S게스트하우스에서 여성 스태프 3명과 함께 일했다. 이들은 무료 숙식제공을 조건으로 이틀 일하고 이틀 쉬었으며, 월급으로 10만 원을 받았다. 여성 스태프들은 게스트하우스의 2층에 있는 공간에서 생활했는데, ‘사장님’으로 불린 한정민의 방은 이 공간을 지나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한정민은 게스트하우스 소유주로부터 일부 수익을 받는 조건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실질적인 사장 역할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잠을 잘 때도 사장님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 노출돼 있었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속옷을 널 때도 늘 눈치를 봐야만 했다”며 “불만을 제기하니 담요로 침대를 가리라고 했다. 잠잘 때 지켜보는 게 느껴져서 깬 적이 많다. 하지만 기분 탓이겠거니 생각하면서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한정민의 폭언으로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자주 윽박지르고 폭언이 심해 스태프들이 못 견뎌했다”며 “저희가 바보라서 그런 환경에서 집에 안 가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근무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온거니까 책임을 갖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생각해서 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A 씨와 여성 스태프들은 한정민의 폭언과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한정민의 지인 B 씨(30대)도 여성 스태프들의 생활공간에 대해 놀랐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B 씨는 “2층 구경을 하러 올라가본 적 있는데 문을 열자마자 스태프들의 침대가 있었다. 여길 통과해야만 한 씨 방으로 갈 수 있었다. 여자 스태프들이 사용하는 곳인데 너무 노출돼 있어서 놀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평소에 술을 마시면 여자 손님이나 스태프들을 도구나 인형으로 생각하는 발언을 많이 해서 불쾌했다. 잘못된 생각이라고 조심하라고 얘기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정민은 지난 10일 제주시 구좌읍 S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C 씨(26·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10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빠져 나갔다.

이후 한정민은 11일 안양역에서 포착됐으며, 이날 안양에서 택시를 타고 수원 탑동까지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오전 6시 19분 수원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한정민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수원 탑동 일대를 수색했지만, 한정민의 행방은 묘연하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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