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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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1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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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 앞을 지나고 있다. 박영대기자sannae@donga.com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 앞을 지나고 있다. 박영대기자sannae@donga.com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임명 4일 만인 11일 자진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세번째 낙마이며 차관급으로는 처음이다.

박 본부장은 이날 5페이지 분량의 ‘사퇴의 글’을 통해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은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다”며 “지명 후 몇 곳에서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 불안감이 현실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제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제가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번 계기로 제가 노력했던 꿈과 연구 목표 그리고 삶에서 중요시 여겼던 진정성과 인격마저도 송두리째 매도됐다.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심경을 전했다.

박 본부장은 “이렇게까지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아마도 저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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