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던 선수 떨어졌는데… 7분 뒤 도착한 의무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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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하프파이프 테스트이벤트 김광진 아찔한 순간에 늑장 대처

아찔한 정적이 30초 넘게 흘렀다. 16일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스키 하프파이프 테스트이벤트.

한국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김광진(22·단국대·사진)은 예선전에 8번째로 나서 비거리 높은 첫 점프를 성공시킨 뒤 곧바로 두 번째 점프를 위해 힘차게 도약했다. 두 번째 점프 역시 관중석의 함성이 터질 만큼 엄청난 높이였다. 하지만 이후 김광진은 머리부터 떨어져 그대로 눈밭에 쓰러졌다.

이상이 없을 경우 선수들은 넘어진 뒤 곧바로 일어나거나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김광진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다리에는 경련도 일었다. 긴급수송이 필요한 다급한 상황. 하지만 구조요원은 2분여가 지나도록 선수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피니시 라인 끝 상황실에서 이를 보고 있던 국제스키연맹(FIS) 경기 감독관 조지프 피츠제럴드는 곧바로 의무팀에게 ‘내려오라’는 무전을 보냈다. 하지만 선수가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던 의무팀은 선수의 부상 정도도 모른 채 무전이 오자 그때야 벗고 있던 스키를 신기 시작했다.

그렇게 스키를 신는 데만 30초가 넘게 흘렀고 의무팀이 장비를 챙겨 경사진 하프파이프 코스를 타고 내려와 선수를 이동식 침대에 싣고 앰뷸런스에 올리니 7분이 지나 있었다. 다행히 김광진은 단순 뇌진탕으로 곧 의식을 되찾았지만 심각하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1분 1초를 다투어야 하는 의무팀으로서는 미숙하기 그지없는 초동대처였다.

하프파이프 경기장 전반을 관리하는 기술대표(TD) 로만 아롤드는 “의무팀이 부상 선수에게 최초 도착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 게 맞다. 의무팀과 협의하여 테스트이벤트 기간 동안 미진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평창 하프파이프 테스트이벤트#김광진#의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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