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A학점, 트럼프 점수 못매길 수준”… “공동합의문 발표 자체가 기념비적 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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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들-언론 극과극 평가
그린 “美, 거칠게 뛰는 북한 등 올라타”
WSJ “비핵화 검증 시작 단계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12일 공동합의문 내용에 대해 미 전문가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날 “미국 역사상 외교성과에 대한 전문가와 언론의 반응이 이토록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고 밝혔다. 우선 이번 합의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일정, 검증, 이행 절차 등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데이비드 애들먼 전 싱가포르 주재 미 대사는 CNBC 인터뷰에서 “나는 회담 성과에 대해 김정은에게 ‘A’(최고 학점), 트럼프 대통령에게 ‘I’(유보 학점)를 줄 것”이라며 “김정은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일정도 없는 비핵화 약속만을 얻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은 “(합의 결과에 따라) 미국은 북한 정권의 등에 올라타는 거친 ‘로데오 경기’(북한이 날뛰는 대로 미국은 흔들리는 신세라는 의미)로 되돌아갔다”며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가 나와 있지만 김정은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충분히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에이든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 명예교수는 “이번 합의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로 전쟁 위협을 하며 극한 대치를 했을 때보다는 낫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북-미 간 의견 일치가 이뤄져 공동합의문을 발표한 것 자체가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양국 간의 길고 어려운 협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의 성과는 고위급 협상과 비핵화 검증 절차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될 수 있는 단계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를 보자니 너무 웃긴다. 이들은 북한과의 협상 결과를 깎아내리려 애쓴다. 우리 국가에 최대 적은 바보들이 쉽게 퍼뜨리는 가짜뉴스다”라며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비판적인 언론에 불만을 드러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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