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새 날개 전광인… 세 날개로 통합우승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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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르-문성민에 FA 최대어 합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웃음만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전광인을 데려온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15일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안=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전광인을 데려온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15일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천안=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광인아, 진짜 한번 날아봐라(웃음).”

프로배구 남자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평가받은 전광인(27·레프트·사진)이 현대캐피탈과 5억2000만 원(3년)에 계약했다는 발표가 나온 15일. 숙소와 훈련장을 겸하고 있는 충남 천안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2)의 얼굴에 다크서클은 사라지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시경 계약 성공 소식을 듣고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전광인에게 전화로 “몸 관리 잘하고 아시아경기 잘 뛰고 오라”고 말했지만 직접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많단다.

지난주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선수들을 살피던 최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라이트 문성민(32)이 건재한 현대캐피탈에 레프트 자원이 필요했지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 지난 2년간 V리그에서 맹활약한 타이스(삼성화재)도 고려했지만 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팀까지 선발 기회가 올 리 만무했다. 결국 5순위로 지난 시즌 V리그 최고 공격수로 활약한 라이트 파다르(22·197cm)를 뽑은 최 감독은 문성민의 레프트 전향을 선언했다. 최 감독은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귀국 후 성민이에게 잘할 수 있을 테니 부담 갖지 말라고 했고 성민이도 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구석은 있었다. 최 감독이 몬차에 있을 당시 전광인이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기존 팀을 떠나 즐겁게 배구를 하고 싶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내 모토가 ‘즐겁게 배구 하자’인데 광인이가 그 말을 하기에 우리 팀에 오고 싶다는 뜻인가 싶어 가슴이 쿵쾅거렸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마음을 읽은 듯 구단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성우 사무국장이 직접 각기 다른 액수가 적힌 계약서 봉투 세 개를 들고 진천으로 내려갔다. 이어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대상으로 타 구단이 접촉을 시작할 수 있는 ‘15일 0시’에 맞춰 전광인에게 연락했다.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온 전광인을 차량 조수석에 앉힌 뒤 영입 의사를 밝히고 조심스럽게 가운데 있던 봉투를 내밀었다. 이날 저녁 A구단과 계약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는 전광인은 날이 바뀌기 무섭게 움직인 구단의 성의에 다른 봉투에 적힌 액수도 확인하지 않고 사인했다.

최 감독은 “앞으로가 과제”라고 말했다.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된 문성민, 전광인 등이 빨라야 8월 말에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손발 맞출 시간이 한 달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4년 만에 레프트로 전향하는 문성민의 ‘리시브’도 관건이다. 최 감독은 “클래스가 있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니 빨리 자기 역할에 적응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화력만큼은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리그 최상급 선수 셋(문성민, 파다르, 전광인)을 한꺼번에 보유하게 된 최 감독의 올 시즌 목표를 다시 물었다.

“이제 ‘통합우승’입니다(웃음). 물론 초반 기복이 있을 거고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선수들 기량을 100% 발휘하게 하는 게 제 몫인 만큼 제가 잘하겠습니다.”
 
천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배구#전광인#프로배구 현대캐피탈#최태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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