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北과 비핵화 위한 예비대화 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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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의 대화용의 발언 뒷받침… 北에 잇달아 접촉 시그널 보내
정보기관은 北 추가도발 경고… 美재무부, 라트비아 은행 제재
北 미사일 관련 돈세탁 혐의

미국 백악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최대의 압박’ 정책을 유지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 겨울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가진 인터뷰(11일)에서 밝힌 ‘최대의 압박과 관여 병행’ 정책 추진 방침이 공식화하는 모양새다.

○ 미 국무부, “북한과 ‘예비 대화’ 할 수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1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e메일 질의응답에서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타협이 가능하지 않다는 우리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 기꺼이 북한에 관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대 압박 전략은 북한 정권이 비핵화할 때까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현재의 압박 기조가 유지 및 강화되겠지만 그 목표를 위한 북-미 대화 역시 가능하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이 관계자는 ‘대북 군사옵션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의에 “군사옵션과 비(非)군사옵션 모두 테이블 위에 있다”며 “동맹과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며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 국무부는 대화 국면의 확장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펜스 부통령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최종) 대화 의제는 비핵화여야 하지만 (비핵화 대화를 준비하기 위한) 예비 대화(preliminary chat)를 가져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가벼운 대화를 뜻하는 단어인 ‘chat’를 사용한 것은 ‘예비 대화가 정식 협상의 시작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무기(핵·미사일) 개발 포기 의사를 밝히기 전에 북-미 간 대화가 합의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에 중요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 강력한 대북 경고와 압박도 계속

반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북 강경 발언이나 조치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은 13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정권에 핵무기는 생존의 기본이며 미국에는 실존적 위협”이라며 “평양은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밝혀 왔다”고 말했다. 코츠 국장은 또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핵 대응에 관한 결정의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 청문회에 출석해 “(CIA는) 다양한 형태의 (대북 군사) 행동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김정은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내버려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분석했다”고 답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가 북한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연계된 라트비아 ABLV은행을 미 금융시스템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고 13일 전했다. WSJ에 따르면 ABLV은행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회사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돈세탁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방한 중인 에드가르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외교부 장관은 14일 기자들에게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고, 미국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비핵화#펜스#북한#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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