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국내 최초 ‘산학일체교수’ 도입… 산학협력, ‘세계 1위’ 자리매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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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은 미래를 준비하며 연구중심대학의 역할에 더해 대학이 국가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치창출 대학’이란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산학일체(産學一體) 교수’는 그 지향점에서 출발한 제도로 지식이 산업으로 이어져 대학이 잘하는 연구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제도인 산학일체교수는 대학의 연구 성과를 산업체에 전파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스텍의 건학이념을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학협력을 넘어 산학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산학일체교수의 도입을 주도한 김도연 포스텍 총장의 산학협력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로, 포스텍은 올 3월 더타임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대학평가’에서 매사추세츠공대(MIT)나 스탠퍼드대 등 세계 유수의 연구중심대학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공학교육의 혁신


대학은 기업의 한계를 잘 아는 교수가, 기업은 미래 기술과 산업을 연구해 줄 인재가 필요하다. 포스텍의 산학일체교수는 바로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이다. 기업이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추천하면 대학이 이를 심사해 교수로 채용하고 인건비는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대학은 기업의 상황과 한계를 잘 파악하고 있는 연구자를 영입해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대학의 연구를 상용화 응용연구와 결합시켜 기술 혁신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게 됐다. 또 지금까지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해져 있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시장 선도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 연구를 해줄 수 있는 인재와 대학의 우수 연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교육 면에서도 대학 교육과정과 산업체 요구(needs)의 시각 차를 해소하며 공학교육 혁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즉, 산학일체교수의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이 커리큘럼이나 강의 방식 등에 반영되어 산업 현장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효과적으로 양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스텍은 산학일체교수를 중심으로 산학일체연구센터도 설립했다. 이 센터에서 대학은 산업현장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게 하고, 기업은 미래지향적 연구에 도전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 포스텍의 목표다.


산업체의 러브콜 쇄도


포스텍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와 국내 최초의 산학일체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올 5월에는 김욱성 수석연구원을 기업과 대학 모두의 가교(架橋)가 될 첫 산학일체교수로 선임했다. 다른 기업이나 대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만큼 국내 첫 산학일체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포스텍은 많은 공을 들였다. 특허와 산업체 연구실적, 사업 기여도에서 뛰어나야 하며, 협업이 절대적인 만큼 LG디스플레이와 포스텍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소통에도 뛰어난 적임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26년간 현장에서 세계와 경쟁해온 엔지니어인 김욱성 교수는 2D와 3D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스위처블(Switchable) 액정 렌즈 적용 3D 디스플레이’ 개발 등 디스플레이 연구 분야는 물론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등 산학일체교수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봉구 LG디스플레이-포스텍 산학일체연구센터장은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하는 리플렉티브 디스플레이(reflective display) 같은 혁신적 기술 개발은 물론 LG디스플레이 측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 해결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우리 대학에서도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대학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텍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올 4월부터 효성과 타이어 보강재인 차세대 고강도 정밀와이어(스틸코드)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효성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스틸코드의 제조공정에 미치는 다양한 조건 분석은 물론 최적 공정 조건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나노융합기술원(NINT) 분석 장비 등 포스텍이 보유한 세계적 연구 인프라가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SDI와는 2차 전지 배터리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며, LG화학은 무기재료 분야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산학일체교수 선임을 기다리고 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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