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무기 증강 요구안해… NBC뉴스는 가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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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품위 떨어뜨리려는 소설” 비난… 핵전력 현대화는 계속 추진 밝혀
방송 인가와 연계 시사해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국방부 회의에서 핵무기를 10배로 증강해야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경악하게 했다는 미국 NBC방송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직접 반박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성명을 내고 “완전히 틀렸다”며 NBC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나오자 “나는 핵무기를 늘리는 것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 10배로 늘리는 것은 전적으로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건 요즘 가짜 뉴스들을 보도하는 NBC의 가짜 뉴스일 뿐”이라며 “솔직히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쓰는 언론의 방식이 역겹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배 증강 발언은 부인하면서도 “핵무기 현대화와 재활을 통해 완벽한 상태에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해 핵전력 현대화 계획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위터에서도 “내 품위를 떨어뜨리려고 만든 이야기다. 순전히 소설”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어떤 관점에서 그들의 방송 인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적었다. 이 메시지가 인가 갱신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자 민주당과 언론계가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NBC는 9일 “7월 20일 국방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960년대 후반부터 미 핵무기 보유량이 지속해서 감축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최고치를 기록했던 1960년대의 3만2000기 수준(현재 4000기)으로 핵무기 증강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참석자들은 “국제조약 준수와 예산 제약 등으로 볼 때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제동을 걸었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뒤 “멍청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회의에서 주한미군에 관한 보고를 받고 “한국인들이 미국의 방어 지원에 대해 왜 더 고마워하지 않고 더 환영하지 않느냐”고 물어봤고, 군 고위 관계자가 “미국의 지원이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궁극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고 N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대한 반감을 아무 곳에서나 드러내고 있다”며 “(백악관이) 다음 달 방한 때 방위비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트럼프#핵무기#증강#n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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