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6년만에 원전 재가동 길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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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
日 원전규제위 조건부 적격 판정… ‘합격’ 최종 심사는 20일 이후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전 2기를 재가동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 규제위원회는 이날 도쿄전력의 원전 재가동에 필요한 ‘적격성’ 부문에 ‘조건부 적격’ 판단을 내렸다. 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은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 및 주민 배상,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각오를 담은 문서를 원전 안전규정에 포함할 것과 경제산업성의 지도감독을 받을 것 등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도쿄전력이 원전 재가동 승인을 향해 진전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가동에 들어갈 원전은 니가타(新潟)현 가시와자키(柏崎)시에 있는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 7, 8호기로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비등수형(沸騰水型) 원자로’를 사용한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당시 민주당 정부는 이듬해 ‘2030년대 원전제로’를 선언하고 2013년까지 전국 54기 원전의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후쿠시마 원전의 1∼6호기와 노후한 6기의 폐로도 결정했다.

그러나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취임 전부터 원전제로 정책에 대해 ‘무책임하다’며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2014년 4월에는 원전 재가동 방침을 명기한 에너지 기본계획을 각의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5년 8월 규슈(九州)전력의 센다이(川內)원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간사이(關西)전력, 시코쿠(四國)전력 등이 운영하는 원전 5기가 재가동 중이다. 규슈전력은 내년 3월 전에 2기를 더 재가동할 계획이다.

그간 위원회가 도쿄전력에 대해서만은 재가동 승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날 내려진 ‘적격’ 판단은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곧바로 원전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재가동 합격증에 해당하는 ‘심사서안’에 대한 논의는 20일 이후로 연기됐다. 주민 피난계획과 지역 동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가을 취임한 요네야마 류이치(米山隆一) 니가타 지사는 “향후 몇 년은 더 걸릴 후쿠시마 사고 검증이 끝나기 전에는 원전 가동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쿄전력#원전#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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