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취소되지… 다저스 또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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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전 비로 3시간 기다리다 속개… 새벽 2시까지 싸웠지만 11연패
ML 사상 첫 ‘17경기 16패’ 수모

올 시즌 최고라 불리던 팀이 한순간에 최악의 팀이 됐다.

멈추지 않는 비로 11일(현지 시간) LA 다저스-샌프란시스코 라이벌전은 예정된 시간보다 42분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딱 한 타자가 들어선 뒤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비로 경기가 다시 중단됐다. 2시간 52분을 기다린 오후 10시 50분에야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다저스로서는 차라리 경기가 취소되길 바랐을지 모른다. 다음 날 오전 2시 10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6-8로 패한 다저스는 LA로 연고지를 옮긴 후 처음으로 11연패에 빠졌다. 상황이 더욱 심각한 건 다저스가 최근 17경기 중 클레이턴 커쇼가 샌디에이고전에서 간신히 거둔 1-0 승리를 제외하고 16경기에서 모두 패했다는 점이다. 한 시즌 17경기 동안 16패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27일 밀워키에 패했을 때만 해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가 앞으로 마주할 재앙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밀워키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로버츠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팀이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부터 구단 최악의 역사가 시작되고 있을 줄은 누구도 몰랐다. 다저스는 시즌 약 한 달을 남겨두고 이미 지난 시즌 거둔 승수와 같은 91승을 거뒀다. 단일 시즌 최다승(116승)도 넘볼 정도였다. 올 시즌 다저스는 ‘최고의 팀’이라 불릴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무너진 투수진과 함께 경기력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130경기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던 다저스 투수진은 최근 16패를 당한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영입한 거물 다루빗슈 유는 최근 2경기 연속 5회를 책임지지 못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어느새 지는 데 익숙해진 다저스는 지는 법을 잊었던 한여름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물론 11연패를 당하고도 다저스는 여전히 92승 52패로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찜찜한 게 있다면 이제껏 정규시즌 경기에서 10연패를 당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든 팀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최다연패 기록은 1953년 양키스의 9연패였다. 다저스는 12일 마운드에 에이스 커쇼를 내세워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같은 날 디트로이트에 11-0 대승을 거두고 19연승을 달리며 또 다른 의미로 진귀한 연속기록을 이어갔다. 역대 최다연승은 시카고 컵스가 1935년 기록한 21연승이다. 역대 2위는 오클랜드가 2002년 머니볼 신화를 쓰며 기록한 20승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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