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굴리예프 男200m ‘깜짝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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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세계육상선수권 첫 금메달, 우승후보 판니커르크 0.02초차 은

호랑이 떠난 굴에 예상밖의 강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터키의 라밀 굴리예프(27)였다.

11일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 결선.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400m 챔피언 웨이드 판니커르크(25·남아공)와 노로바이러스 의심 증세로 경기 출전을 금지당했다가 극적으로 결선에 합류한 아이작 마크월라(31·보츠와나)에게 쏠렸다.

하지만 ‘볼트시대’ 개막 이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출전하지 않는 첫 세계선수권 200m 금메달은 굴리예프에게 갔다. 2003년 이후 200m 국제대회에서 미국과 자메이카 출신 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굴리예프는 20초09로 우승해 터키에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판니커르크는 마지막 30m를 앞두고 선두를 달렸지만 막판 스퍼트에서 밀리지 않은 굴리예프가 판니커르크를 0.02초 차로 제쳤다.

2016년 사상 최초로 100m, 200m, 400m를 각각 10초, 20초, 44초 미만의 기록으로 주파해 ‘스프린터 꿈의 기록’을 달성했던 판니커르크는 1995년 마이클 존슨(미국) 이후 23년 만에 세계선수권 200m, 400m 동시 석권에 도전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판니커르크는 비디오 판독 끝에 제림 리차즈(23·트리니다드토바고)에 0.001초 앞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올 시즌 200m 최고 기록(19초77)을 보유하고도 노로바이러스 의심 증세로 출전금지 소동을 겪은 마크월라는 전날 빗속에서 홀로 치른 예선에서 20초20을 기록해 결선에 진출했지만 6위(20초44)로 부진했다. 그는 “여태껏 세계선수권 중 가장 말도 안 되는 여정이었다. 마지막 50m에서 피로감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라밀 굴리예프#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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