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노리개중 이런 모습 처음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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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2일 ‘불상 안 복장유물’ 학술대회

작은 노리개에 18가지나 되는 직물이 조각조각 엮여 있다. 각 직물에는 금실 자수로 무늬가 새겨졌다. 호리병 모양의 상단 주머니 아래에는 댕기 모양의 드림(매달아서 길게 늘이는 물건)이 달려 있다(사진). 대부분이 향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고려시대 노리개에서는 처음 발견되는 형태다. 바느질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은 이 노리개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장곡사 불상(금동약사여래좌상)의 배 속에서 발견됐다. 불상을 만들 때 불상 속에 경전과 발원문, 오곡과 다양한 물품을 넣는 ‘복장(腹藏)’의 일환으로 이 노리개도 불상 속에 넣어진 것이다.

복장 의식에는 특히 여인들이 많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평소에 가장 아끼던 물건을 시주했다. 심연옥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노리개의 화려한 재료와 구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지위와 경제력을 가진 여인의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박물관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부처님께 숨결을 불어넣다: 불상 안의 복장유물’을 주제로 국제 학술대회를 11, 12일 이화여대 강당에서 개최한다. 심 교수의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 직물’ 논문에는 고려시대 복장직물과 새로운 형태의 장신구에 관한 연구 결과가 담겼다. 1346년 만들어진 장곡사 불상의 복장물에는 46점의 유물이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제임스 롭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참석해 ‘불교 성상 뒤집어보기: 불상의 내용물은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불상 안에 다양한 성물을 넣어 신성성을 불어넣는 전통의 중요성과 연구 현황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정은우 동아대 교수와 이승혜 삼성미술관 리움 책임연구원은 한국 불복장의 쟁점과 고려시대 복장물의 의미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불상 안 복장유물#고려시대 노리개#복장 의식#부처님께 숨결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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