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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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15세 삶의 만족도 48개국중 47위 그쳐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21.6%… 터키 이어 꼴찌서 두번째
75%가 “시험 성적 낮을까봐 걱정”… 괴롭힘 경험은 12%로 평균 밑돌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처음으로 실시한 학생 행복도 조사에서 ‘삶에 불만족’하다고 응답한 한국 학생의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19일 공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학생 행복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5세 한국 학생의 21.6%가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학생들에게 자기 삶의 만족도를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0∼4점은 불만족, 9∼10점은 만족을 의미한다.

‘학생 삶의 만족도’ 분석이 진행된 48개국 중 한국 학생들의 불만족 비율은 터키(28.6%)에 이어 2위다. 반면 네덜란드 학생들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3.7%로 가장 낮았다. 네덜란드 학생들과 비교할 때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한국 학생의 비율은 약 6배 많은 셈이다. ‘만족’에 해당하는 점수(9∼10점)를 준 한국 학생은 18.6%로 OECD 평균(34.1%)에 크게 못 미쳤다.

학생 삶의 만족도 평균 점수에서도 한국은 6.36점에 불과해 전체 48개국 중 47위였다. 삶의 만족도는 도미니카공화국(OECD 비회원국)이 8.50점으로 가장 높았고, OECD 회원국(35개 회원국 중 28개국이 분석 대상) 평균은 7.31점이었다.

한국 학생들은 시험이나 점수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 역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 학생 75% 정도는 학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또 시험이 어려울 것 같아 종종 걱정한다는 학생은 69%에 달했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지만 운동을 하는 학생의 비율은 최하위였다. ‘등교 전이나 하교 후에 운동을 한다’고 답한 한국 학생은 46.3%에 그쳐 분석 대상 56개국 중 최하위였다. 몬테네그로, 헝가리, 리투아니아 등에선 학생 80% 이상이 운동을 한다고 응답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75.6%·16위) 일본(57.7%·54위)도 한국보다 방과 후에 운동하는 학생이 많았다.

괴롭힘 문제는 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여러 차례에 걸쳐 괴롭힘을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한국 학생은 1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OECD 평균 19%보다 7%포인트 낮았다. 학교 밖에서의 인터넷 사용 시간은 OECD 평균보다 적었다. 한국 학생들은 평일에는 약 55분, 주말에는 107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OECD 평균은 평일 146분, 주말 184분에 달했다.

OECD는 3년마다 PISA를 통해 읽기, 수학, 과학 영역에서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해 분석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학생의 행복도를 처음으로 조사했고, 그 분석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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