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만으로 암 진단? 기생충 후각 이용해 암 검진 실용화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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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타치제작소가 개발한 선충을 이용한 새 암검사 자동장치. 2년내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개발한 선충을 이용한 새 암검사 자동장치. 2년내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선충(線蟲)의 후각을 이용한 새로운 암 검진법이 2~3년 내에 실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암의 냄새를 선호하는 선충을 이용해 자동으로 암에 걸렸는지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규슈(九州) 대학 바이오벤처 ‘히로쓰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2019년 말까지 실용화를 추진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선충은 후각이 매우 뛰어나 아주 적은 양의 물질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검사원리는 몸길이 약 1㎜ 의 선충 50~100마리를 전용 플레이트에 넣고 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소변을 떨어뜨린 뒤 잠시 기다리면 암 환자의 소변에는 선충들이 몰려들고 건강한 사람의 소변으로부터는 멀어지는 것으로 판정한다.

기본적인 검사법은 2015년 개발됐으나 검사원 한사람이 하루 3~5명분밖에 판정하지 못해 실용성이 떨어졌다. 두 회사는 앞으로 공동연구를 통해 배양한 선충과 환자의 소변을 자동으로 플레이트에 배치하는 장치, 플레이트 위의 선충을 촬영해 움직인 방향을 해석, 암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실용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선충은 배양이 쉽고 가격도 싸다. 실용화되면 암 검진비용은 일인당 수천 엔(수만 원)이면 될 전망이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조기에 암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췌장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05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90% 이상 정확하게 암을 분별해냈다고 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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