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미래형 텔레프레즌스 기술 체험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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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움직이면 로봇 팔이 똑같이 흉내
3차원 아바타는 4분여 만에 ‘뚝딱’

근전도 센서가 달린 밴드를 차고 팔을 움직이면 로봇이 그대로 따라한다. 이 기술은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거나 의수를 움직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 제공
근전도 센서가 달린 밴드를 차고 팔을 움직이면 로봇이 그대로 따라한다. 이 기술은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거나 의수를 움직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 제공
올해 3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적 지식 나눔 행사 테드(TED)에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 의혹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었다. 미국과 동맹관계인 캐나다에 드나들 수 없는 스노든이 어떻게 나타났을까.

그는 직접 등장하는 대신 자신의 ‘분신’을 보냈다. 얼굴과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텔레프레즌스’ 기술을 이용해 무대에 스노든의 얼굴과 목소리가 나오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전시회 ‘월드IT쇼’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향상된 미래형 텔레프레즌스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단인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 소속의 김기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아바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 연구원이 팔꿈치 바로 아래에 특수 밴드를 차고 팔을 움직이자 화면에 떠 있던 캐릭터가 아바타처럼 그의 동작을 따라했다.

이 밴드에는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읽는다. 김 연구원은 “원격 회의나 게임 등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게 목표인 만큼 밴드를 붙이기 위해 젤을 바르지 않아도 되고 밴드도 팔에서 편한 부위에 착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번엔 한 연구원이 밴드를 끼고 팔과 손을 움직이자 옆에 있던 로봇 팔이 그를 따라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물건도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 로봇 팔이 대신 옮겼다. 김 연구원은 “로봇 팔이 물건을 잡았을 때 전달되는 압력이나 촉감도 사용자가 느낄 수 있도록 ‘햅틱 피드백’ 기능을 1∼2년 안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단의 안상철 KIST 책임연구원은 초스피드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을 공개했다. 대상을 3차원으로 찍어 주는 ‘깊이 카메라(Depth Camera)’와 일반 카메라를 같이 사용해 체형을 스캐닝한 뒤 미리 만들어둔 골격에 이를 입히면 아바타가 바로 걷거나 뛰고 춤까지 춘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4분 30초에 불과하다.

유범재 단장은 “미래 ICT 기술에서 텔레프레즌스는 세계적인 화두”라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함께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을 만드는 게 연구단의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텔레프레즌스#월드IT쇼#안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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