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대무용을 사랑한 ‘高3 비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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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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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연예예술고 심재호 군
무용가 밝넝쿨 씨 기획… ‘춤. 신 프로젝트’에 출연

현대무용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비보잉 춤꾼 출신 심재호 군. 무용가 밝넝쿨 씨는 “현대무용에 매우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있고 무용 기술도 나이에 비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현대무용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비보잉 춤꾼 출신 심재호 군. 무용가 밝넝쿨 씨는 “현대무용에 매우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있고 무용 기술도 나이에 비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현대무용계에 무서운 신인이 나타났다. 한림연예예술고 실용무용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심재호 군(18)이다. 비보잉 전공으로 입학했지만 현대무용으로 영역을 넓힌 지 1년여 만인 올해 동아무용콩쿠르 학생부 1위(금상), 서울국제무용제 1위(대상)를 차지해 무용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심 군은 16, 17일 서울 역삼동 LIG 아트홀에서 열리는 현대무용가 밝넝쿨 씨 기획 공연 ‘춤.신(춤의 정신) 프로젝트’에 선배 무용가 6명과 함께 무대에 선다. 선보일 작품은 올해 각종 경연대회에서 상을 탄 작품 ‘다크니스 비트’를 밝넝쿨 씨가 부드러운 느낌으로 수정한 작품. ‘다크니스 비트’는 쿵쾅거리는 음악에 비보잉의 힘이 넘치는 동작을 현대무용으로 풀었다.

2일 서울 신사동의 지하 연습실에서 만난 심 군은 “경연대회 때는 승부욕으로 잔뜩 힘이 들어갔다면 이번엔 진짜 나 스스로 즐기는 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교내 장기자랑 대회에서 아이돌그룹 ‘세븐’의 춤을 나름대로 창작 안무해 선보인 게 춤꾼으로서의 시작이었다. 춤을 잘 춘다고 소문이 나 중학교 2학년 때 꽤 이름난 비보이그룹에 합류했다. 방과 후 집 근처 전철역인 마천역 입구 부근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길거리 춤을 추는 게 일상이던 시절이었다.

한림예고에 입학한 뒤에는 장래를 생각해 현대무용으로 관심을 돌렸다. 비보잉으로는 대학 입학이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 현대무용의 매력도 크게 작용했다.

“비보잉은 근육을 잔뜩 응축하는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면 현대무용은 근육을 이완하는 동작이 많아요. 비보잉이 기술 하나하나를 마스터하는 재미가 있는 반면 현대무용은 몸으로 좀 더 풍부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죠.” 그는 올해 수시전형으로 세종대 무용과에 합격했다.

“이번에 대선배들과 함께 연습을 해보니까 굉장히 섬세하시더라고요. 배울 게 많습니다. 언젠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제가 한번도 접하지 못한 춤들을 찾아 익히는 게 꿈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다양한 세대의 무용가들이 함께한다. 10대의 심군 외에도 류장현 정이수(이상 20대) 밝넝쿨 송주원(이상 30대) 남영호(40대) 김선미 씨(50대)가 참여해 차례로 독무를 펼친다. 공연을 기획한 밝넝쿨 씨는 “관객과 소통하기 전에 우선 무용가끼리의 교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세대별로 모았다. 음악은 대중음악을 사용해 형식을 가볍게 한 대신 춤 자체에 집중하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2만 원. 1544-1555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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