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에선 볼 수 없던 性문제 소재 젠더 토크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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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까칠남녀’

EBS 교양프로그램 ‘까칠남녀’의 MC 박미선(왼쪽)과 패널로 출연하는 정영진 시사평론가. EBS 제공
EBS 교양프로그램 ‘까칠남녀’의 MC 박미선(왼쪽)과 패널로 출연하는 정영진 시사평론가. EBS 제공
“남자가 여자를 본다고 ‘시선 강간’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남자를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보는 것.”(정영진 시사평론가) “노출 의상을 입은 여성은 쳐다봐도 된다는 건가.”(은하선 작가)

방송 내내 불꽃 튀는 설전이 이어진다. 주제는 우리 사회의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지난달 27일부터 ‘젠더 토크쇼’라는 타이틀로 방송을 시작한 EBS의 ‘까칠남녀’다.

‘교육방송이니 주제나 형식에서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은 기우다. 그동안 지상파 TV 등에서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은 주제를 전면에서 다룬다. 첫 회 주제는 ‘공주도 털이 있다’는 제목으로 여성들의 털을 터부시하는 우리 사회의 암묵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후 ‘피임’, ‘졸혼’(결혼 졸업), ‘김치녀’(남성에게 의존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 ‘시선 폭력’ 등 다소 민감한 이슈들이 소개됐다. 제작진은 앞으로 데이트 폭력이나 성소수자 문제 등 더 과감한 주제 역시 다루겠다고 밝혔다.

기 센 패널들의 사이다 발언도 방송을 보는 재미다.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 에로 영화 감독으로 유명한 봉만대,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 방송인 서유리와 MC 박미선 등이 고정 출연한다.

페미니스트 작가 등이 포진된 여성 출연자들에 비해 남성 출연자들의 성 문제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그 대신 남성 출연자 중 서민 교수가 과학적인 근거 등을 소개해 남녀 간 전문성 차이를 만회한다.

그동안 성 문제는 남녀 간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 주제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5개 만점)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bs 까칠남녀#박미선#젠더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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