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3.0]아직도 ‘집밥’만 고집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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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열풍… 올해 국내시장 규모 3조 원 육박

《두 자녀를 둔 주부 10년차 정해원 씨(39)는 평일에는 요리를 하는 대신 주로 대형마트에서 미역국, 찜닭, 추어탕 등을 구입해서 먹는다. 전자레인지에 몇 분만 데우면 돼 식사 준비가 간편하고 맛도 좋은 편이다. 정 씨는 “맞벌이를 하느라 요리할 시간이 거의 없는데 마트에 가면 다양한 메뉴가 많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가정간편식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출시 상품도 크게 늘고 질적인 성장도 이뤄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냉동식품 시장 성장과 프리미엄 열풍을 주도한 것은 CJ제일제당 ‘비비고’다. 비비고는 지난해 6월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대표 메뉴인 국·탕·찌개를 메뉴로 한 ‘비비고 가정간편식’을 출시하며 상온 가정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한식반찬 등 냉동식품에서의 성공에 이어 1, 2인 가구 특성상 오랫동안 보관하면서도 언제든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의성을 고려해 상온 제품으로 구현했다. 특히 한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집밥의 푸짐함과 가정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맛을 살리기 위해 까다로운 맛 검증 절차를 거쳐 만들었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민 가정식’으로 성장한 비비고 가정간편식은 최근 누적 판매 3500만 개, 누적 매출 800억 원을 돌파했다. 비비고 육개장 단일품목 판매량만 해도 1000만 개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정성스럽게 제대로 만든 가정식’의 맛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대표적인 가정간편식 브랜드는 ‘올반’이다. 2014년 ‘올바르고 반듯하다’는 철학을 담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한식뷔페 브랜드 ‘올반’을 식품 통합 브랜드로 확장하고, 식품 제조·유통 사업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가정간편식에 올반 브랜드를 달아 지난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육즙 가득 왕교자, 올반 소불고기 등 냉동식품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간편식 판매 점유율 1위 품목인 국·탕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얼큰한 육개장·시원한 소고기 해장국·돼지고기 김치찌개 등을 출시하며 올반 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편의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내년에는 올반을 가정간편식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키우고,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삼계탕, 갈비탕, 육개장 등 국·탕·찌개류 제품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처음으로 출시한 저칼로리 누들 ‘미인면’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베이커리도 매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제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백화점업계도 가정간편식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 ‘원 테이블’은 출시 40일 만에 4만2000세트가 팔렸다. 당초 목표 판매량인 1만3000세트보다 3배 넘게 판매된 것이다.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 양구펀치볼시래기밥, 오발탄 양볶음밥 등은 출시되자마자 모두 팔리면서 현재 추가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오뚜기 ‘3분 요리’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36년간 국내 즉석식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이다. 오뚜기죽은 지난해 5월 리뉴얼 출시 이후 200억 원이 넘는 추가 매출을 달성했다. 오뚜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내 상온간편죽 시장에서 오뚜기죽은 3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전체 상온간편죽 시장 규모도 지난해 대비 올해 40%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오뚜기 냉동피자도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올해 10월 말까지 누적 매출액이 700억 원을 넘어섰다.

가정간편식의 원조 격인 라면시장도 치열한 경쟁 속에 변신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맛과 안전 모두 만족시키는 ‘신라면블랙 사발’을 출시했다. 기존 신라면블랙의 맛과 품질을 대폭 끌어올리고,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용기로 업그레이드해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용기면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물의 온도가 조리 내내 100도 전후로 유지돼 끓는 물에 조리하는 것처럼 국물 맛이 진해진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블랙의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용기면 제품을 출시한 것은 봉지라면의 ‘맛’과 용기면의 ‘간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라며 “새로워진 신라면블랙은 흔히 먹는 레스토랑의 면 요리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프리미엄 라면의 진수”라고 강조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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