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7.3%’ 2018 한국영화 교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0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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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 - ‘너의 결혼식’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리틀 포레스트’(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완벽한 타인’ - ‘너의 결혼식’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리틀 포레스트’(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17.3%!’

2018년 한국영화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수치이다. “관습적 흥행코드로 인한 관객 피로감과 일률적인 배급 전략의 제로섬 게임화”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안긴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최근 내놓은 ‘2018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추정 수익률은 -17.3%였다. 2017년 18%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2012년 이후 흑자를 유지해온 기조가 크게 흔들렸다.

영진위는 그 주요 원인으로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 고예산 영화들의 흥행 부진”을 꼽았다. “관습적인 흥행코드를 나열한 서사로 관객에게 피로감을 주며 외면 받았고, 성수기를 노린 일률적인 배급 전략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 치솟는 제작비 역시 적자의 또 다른 요인이다. 영진위는 지난해 개봉작 186편의 평균 총제작비가 26억8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5000만 원 늘어났고, 평균 순제작비 역시 2017년보다 9000만 원 증가한 20억 원이라고 밝혔다.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작품 40편의 평균 총제작비와 순제작비 규모 역시 증가 추세이다.

반면 순제작비 30∼50억 원 영화의 수익률은 1.6%, 50∼80억 원 작품은 -1.1%였다. 이른바 ‘허리’를 구축하는 중저예산 영화와 중급 규모 영화가 전체 평균 수익률을 그나마 채워줬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38억 원의 ‘완벽한 타인’을 비롯해 ‘암수살인’, ‘그것만이 내 세상’, ‘탐정: 리턴즈’ ‘너의 결혼식’ ‘지금 만나러 갑니다’ ‘목격자’ ‘리틀 포레스트’ 등 30∼50억 원 순제작비 규모의 영화가 뚜렷한 흥행세를 그렸다. 이 같은 추세는 “총제작비 80∼100억 원 미만의 작품이 전년도보다 부진했고, 순제작비 30∼50억 원 미만 영화 15편 중 4편이 손익분기점”을 넘긴 2017년 이은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스타급 배우와 감독 등을 기용해 대규모로 제작한 뒤 “일별 상영점유율 기준 1위 영화 평균 33%, 2위 20.7%, 3위 13.8%로 그 합이 67.5%”(위 자료)였을 만큼 성수기 스크린 “독과점”을 노리는 배급 및 흥행 전략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음을 드러낸다. 참신한 기획과 이야기의 규모에 걸맞은 제작 방식에 대한 영화계의 깊은 고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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