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그맨’ 장도연 “‘도시어부’ 첫 출연서 5짜 민어 월척…‘낚시’ 체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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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생각지도 못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174㎝의 큰 키에서 나오는 뭇 남성 못지않은 호탕한 웃음소리가 가히 ‘뼈그맨(뼈 속까지 개그맨)’이라고 할 만했다. 200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할 때부터 “소심한 성격으로 희극인 자질을 의심해왔다”던 장도연(34)은 현재 고정 프로그램만 7개에 달하는, ‘대세’ 예능인이다.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12일 만난 그는 “데뷔 초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여차하면 개그계를 떠나자’고 했던 다짐이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변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의 고정 출연자로 합류했다. ‘도시어부’ 고정 멤버는 ‘독이 든 성배’라고 했다. 꾸준히 4%대 시청률을 유지하는, 잘 꾸려진 프로그램에 숟가락을 얹는 셈이지만 그만큼 전 멤버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낚시 문외한인 만큼 촬영 전 인터넷과 낚시 채널을 뒤지며 예습을 했다. 몇 장 읽진 않았지만 보여주기용(?)으로 지인에게 받은 낚시책도 차에 넣고 다닌다.

그래도 지난해와 올해 초 ‘도시어부’ 게스트로서 목포와 제주도를 다녀온 경험이 도움이 된다. 당시 생애 첫 낚시에 5짜 민어 등 월척을 낚아 화제가 됐다. 아직까지 배 멀미도 없어 낚시 체질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잡았을 땐 어복이 있는가 싶다가도 막상 긴장하면 용왕님이 고기를 안 주더라”며 웃었다.

기존 멤버인 이덕화, 이경규와의 나이차는 특유의 넉살로 채웠다. 이덕화가 올드팝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블루투스 마이크를 저녁 식사 때 들고 가 재롱잔치를 벌였다. 우상이었던 이경규는 그를 “아끼는 후배”라며 먼저 챙긴다. 기본 2박 3일 지방촬영 특성 상 출연진, 제작진 간 끈끈한 가족애도 ‘도시어부’의 매력 중 하나란다. Olive ‘밥블레스유’의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 등 언니들 틈에서 촬영해 본 덕에 막내역할도 익숙하다.

“시청자로 볼 때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두 선배들의 낚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입질이 오지 않을 때 분노 게이지가 치솟는 모습조차 순수해 보여요.”

그는 ‘가늘고 긴 희극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밥블레스유’의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방송을 계속 할 수 있겠다”는 희망도 얻었다. 대학생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우연히 출연한 2006년 Mnet ‘톡킹 18금’에서 신동엽의 권유로 개그맨 시험을 봤다. 학창시절 반장, 전교회장, 전국노래자랑 출연 등 희극인의 정석 루트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저는 ‘빵’하고 뜬 적이 없었어요. 반 보씩 천천히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불러주는 곳이 있을 때마다 감사함을 느껴요. 물론 오늘 고정이어도 내일 내쳐질 수 있는 게 방송이긴 하지만요.”

수많은 예능에 출연하면서 “웃기기 위해 남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자”는 원칙도 세웠다. 의욕적으로 나서다가 후회한 적도 많았다. “쟤가 저기에 왜 있느냐”는 댓글에 상처도 받았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남을 깎아 내리면서 재미있게 한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지진 않더라”며 쿨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는 곤욕스러워 하면서도 “캐릭터가 강하지 않아 어디에 붙여놔도 튀지 않는다”는 점을 본인의 매력으로 꼽았다.

콤플렉스였던 큰 키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바쁜 일정에도 피부 관리를 받으며 외모를 가꾼다. “희극인 치고 예쁘다는 말은 편견”이라고 했다. 그는 “외모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사리판’은 아니다”며 웃었다.

거침없던 그도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주 6일 촬영하는 빡빡한 스케줄 탓에 저녁에 맥주를 마시는 것 외에는 취미가 없다고 했다.

“낚시가 취미가 될 것 같아요. 회 뜨는 것도 배워보고 싶네요.”(웃음)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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