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③] 레이먼킴 “아내 위해 15분만에 요리 뚝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6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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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탤런트)-레이먼킴(셰프)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지우(탤런트)-레이먼킴(셰프)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②에서 이어짐)

두 사람은 2012년 올리브TV 요리 경연프로그램 ‘올리브쇼:키친파이터’를 통해 만났다. 김지우는 출연자, 레이먼킴은 심사위원이었다. 김지우를 향해 방송에서 ‘독설’을 내뿜던 레이먼킴은 카메라 밖에선 사랑에 빠졌다. 결혼을 결심할 때도, 지금도, 주변에서 ‘레이먼 킴이 왜 좋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김지우가 꺼내는 답은 한결같다.

“존경하는 부분이 크다.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졌다. 캐나다에서 셰프가 된 이후 나랑 만나기 전까지 월화수목금토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사람이다. 헤드 셰프라고 하면 하루쯤 쉴 수도 있을 텐데,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 물건 고르러 간다. 하다못해 가게 수도가 터져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무조건 뛰어간다. 치열하게 일을 사랑한다.”

레 “그런 마음이었어? 글로 써서 냉장고랑 화장실 문에 좀 붙여 놔, 매일 읽게. 하하! 나는 애정 표현이 서툴다. 만약 표현을 잘했다면 39살까지 결혼 안하고 혼자 있진 않았겠지. 아내는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다. 자기 일에도 충실하다. 난 요리 쪽 사람들과 20년을 보냈다. 칭찬하는 법도 잘 모른다. 칭찬은 손님이 하는 거니까. 그래도 난 아내가 멋있다. 배우로 아주 성공해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자기를 개발하면서 노래 연습까지 하는 걸 보면 대단해 보인다.”

-집에서 요리 자주 하나.

김 “아주 자주한다. 어제 저녁에도 갑자기 파스타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뚝딱 해줬다.”

레 “15분 만에 해줬다. 난 15분이면 하니까.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 많이 하느냐고 자주 묻는다. 이연복 셰프님처럼 40년 요리하신 분은 집에서 안하셔도 된다. 그런데 나는 혼자 오래 살았고, 아내도 결혼한 지 5년도 안됐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걸 해주는 게 맞다.”

김 “남편이 가장 멋있어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불 앞에서 요리하는 자기만의 자리를 밑의 셰프님들에게 내어주는 거다. 그리곤 자기는 설거지 한다. 저녁에 집에 와서 손 감각 떨어지면 안 된다고 밤새 연습하고. 누구나 욕심이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 남편은 기회를 동등하게 나눠준다. 참 멋있는 모습이다.”

-뮤지컬 무대에 서는 아내를 보면 어떤 마음인가.

레 “무대 위와 집에서의 모습은 정말 다르다. 지금까지 오른 공연은 거의 챙겨봤다. 아내가 주는 표를 갖고 한 번 보고, 나중에 몰래 숨어서라도 더 본다. 무대에서 열심인 모습이 멋있지만 집에서 엄마로 있는 모습 역시 멋있다. 그런데 최근엔 배우로 한정된 모습만 봤다. 주로 뮤지컬만 하니까. (갑자기 옆에 있던 매니저를 보면서) 뮤지컬만 계속 시킬 건 아니죠? 200부작 일일드라마 어때요? 하하!”

-주위의 시선을 받는 부부이니, 오해를 받을 때도 있을 텐데.

김 “남편은 말도 잘 하고 글도 정말 잘 쓴다. 어떤 때는 내 귀에 사탕처럼 듣기 좋은 말도 해주고. 그런데 세고 무서울 것 같은 이미지다. 섬세하고 다정한 모습이 보이길 바란다.”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나.

김 “정말 공부는 못해도 된다.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생각과 정신이 건강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레 “루아에게 공부만 시킬 생각은 전혀 없다. 나도 공부만 했다면 지금 여기 없었을 걸? 아이가 10살이 되기 전에 한글, 구구단을 확실히 가르치고 뒤엔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고 싶다. 10살 넘어 우리와 여행을 가더라도 자기가 집안일을 도와 모은 용돈을 비행기 티켓 사는 데 보태라고 할 거다. 부모가 무조건 다 해주는 건 없다.”

김 “말은 이렇게 해도 ‘딸바보’라 실행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레 “‘딸바보’ 맞지. 그런데 내가 딸만 좋아하는 바보인 것과 내 아이를 바보로 키우는 건 다른 문제다. 10살이 되기 전에 책 읽는 습관도 길러주고 싶다. 나중에 자연스럽게 많이 읽도록 말이다.”

● 레이먼 킴

▲1975년 5월5일생
▲1991년 캐나다 이민
▲1997년 요리 시작, 2006년 귀국
▲2011년 올리브채널 ‘쿠킹타임’으로 방송 시작
▲2012년 ‘테이블 온 더 문’ 이그제큐티브 셰프
▲2013년 5월 배우 김지우와 결혼
▲2014년부터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2017년 요리책 ‘레이먼킴 심플 쿠킹’ 출간

● 김지우

▲1983년 11월22일생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
▲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2006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2011년 영화 ‘가문의 수난’ 주연
▲2014년12월 딸 출산
▲2015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주연
▲2016년 뮤지컬 ‘킹키부츠’ 주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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