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첫 내한…“한국 공연의 모든 게 특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5일 2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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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멤버들을 만났다.

15, 16일 밤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여는 이들 중 크리스 마틴(보컬, 건반)과 조니 버클런드(기타)가 리허설 뒤 대기실로 내려와 인터뷰에 응했다.

파란 셔츠를 입은 마틴은 ‘Viva la Vida’ ‘Fix You’의 첫 소절을 부를 때처럼 산뜻하고 진중한 목소리와 환한 웃음으로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버클런드 역시 인터뷰 내내 잔잔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틴은 “잠실주경기장의 건물이 너무 아름다운 데다 몇 주 만에 화창한 날씨를 만나니 마음이 흥분으로 가득 차 있다”며 입을 뗐다. 아래는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리허설은 어땠나.

“재밌었다. 일단은 건물이 마음에 든다. 세계 순회공연을 하다보면 스타디움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받을 때가 있다. 연주하기에 좋은 곳이어서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도 리허설에서 해봤다. (스타디움이 아닌) 체육관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기 쉽지 않다.”(마틴)

-첫 방한이다. 한국 팬들이 많이 기다렸다.

“리허설을 20년간 하느라 늦었다. 하하. 그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곳을 이번 순회공연을 통해 방문하고 있는데 마치 꿈이 이뤄진 듯한 느낌이다. 늘 꿈꿔온 투어다. 기술의 발전, 할 수 있는 노래의 수가 늘어난 것 등이 잘 맞아떨어져 19년 만에 이렇게 훌륭한 투어를 하게 됐다. 감사하다.”(마틴)

“관객과 밴드가 하나가 되는 공연을 늘 꿈꿔왔다. 발광팔찌의 역할이 크다. 15년 전엔 이런 쇼가 기술상 불가능했다.”(버클런드)

-여전히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하나?

“작년 남미에서 시작한 투어 초기엔 긴장을 많이 했다. 공연장 사이즈가 커서 관객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도 정말 많이 했다.”(버클런드)

“가끔 공연 도중 비가 오거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노래 가사를 까먹을 때 긴장됐는데 지금은 거의 아무렇지도 않다. 결과적으론 우린 지금껏 해온 투어 중 최고의 시간을 누렸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흥미로운 장소를 방문했다. 대단한 행운아가 된 기분이다.”(마틴)

-한국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우리에겐) 한국 공연의 모든 게 특별하다.”(마틴)

“레퍼토리에 관해 조금 전에 좀 상의를 해봤다. 하지만 공연 중 꼭 바꾸지 말아야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버클런드)

-‘Fix You’는 특히 감성적인 곡이다.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 어떤 생각을 하나.


“보통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면 대개 별이 하나 보인다. 오후 10시 무렵이니 별이 모두 다 나올 때는 아닌 것이다. 그 별을 보며 ‘땡큐’라고 속삭인다. 그 별과 영혼으로 연결된 느낌이 들어서다. 대단히 특별한 느낌이다.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곡이다.”

-‘Kaleidoscope’(2015년)의 가사를 보면 사람의 마음이 게스트하우스와 같아서 매일 여러 감정이 찾아온다는 내용이 있다. 오늘 당신의 마음엔 어떤 감정이 찾아왔나.

“오늘은 특히 흥분…. 몇 주째 파란 하늘 못 봤는데 오늘 봤다. 햇살이 날 행복하게 한다. 건물도 맘에 들고 20년 음악하며 한국에 처음 왔고…. 그 노래 가사는 ‘당신의 감정이 쓸모가 있으며 당신의 친구’라는 내용이다. 내겐 오늘 흥분이 찾아왔다.”(마틴)

-세계 순회공연을 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관객이 있었나?

“모든 관객이 다 각자의 방식으로 놀랍다. 한번은 독일 공연 때였는데 시작 전부터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런데 우리가 무대로 나갔을 때 객석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 그 자체가 놀랍고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들이 공연 때 책을 보든 딴 짓을 하든 상관없었다. 그들이 거기 서 있는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마틴)

-‘Up & Up’(2015년) 뮤직비디오를 보면 완성도가 높다. 공연에서도 연출과 조명의 힘을 십분 활용한다. 음악이나 공연을 처음 만들 때부터 공감각적으로 생각하는가?


“가끔은. 가끔은 음악이 시각적인 것에서 강한 영향을 받는다. 어떤 이미지나 색채라든가…. 이따금 음악을 만들 때 ‘이게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일까’를 생각할 때도 있다. ‘Hymn for the Weekend’(2015년)도 그런 곡이다. 그 곡 뮤직비디오 영상은 우리가 노래를 만들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이다.”(마틴)

-거의 반평생을 밴드 활동에 투신했다. 그간 개인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이 질문에 답하려면 2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부터 치면 21년이 됐다. 우리 인생의 절반이 넘는다. 인생의 첫 5년은 다들 그렇듯 잘 생각이 안 나며 밴드에 가입하기 전까지 13년 세월 역시 잘 생각이 안 난다.(웃음)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늘 느끼고 있다.”(마틴)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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