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9禁’ 마구 풀던 넷플릭스 급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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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무료 기간 등급심사 없이 방영… 유료전환 따른 영등위 심의 부담에
논란 소지 드라마 잇따라 일방 중단

올해 1월 7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1위 온라인 동영상 사업자 넷플릭스(사진)가 최근 한국에서만 일방적으로 인기 드라마 시리즈물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상륙 초기 ‘한 달 이용료 무료’를 앞세워 인기 몰이에만 급급하다 국내 규제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하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넷플릭스가 삭제한 작품들은 국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등급 판정이 필요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들이다. 해당 법률상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영상물은 ‘비디오물’로 간주돼 영등위가 등급을 심사한다. 다만 대가 없이 무료로 제공되는 비디오물은 등급 판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 상륙 이후 ‘한 달 무료’ 정책을 펴오다가 점차 이 기간이 만료돼 유료로 전환되는 이용자들이 느는 상황이었다. 국내 법규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넷플릭스가 문제가 될 만한 일부 프로그램을 자진해 삭제했다.

19일 현재까지 제공이 일방적으로 중단됐던 작품에는 넷플릭스 대표 드라마 중 하나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과 ‘웬트 워스(Went Worth)’,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How to Get Away with Murder)’ 등이 포함됐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높아 가입자 비판이 거셌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중단 사흘 만에 다시 제공되기도 했다.

인기 시리즈물을 현지 방영 시점에 시청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했던 국내 가입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직장인 김모 씨(31·여)는 “사나흘 전까지만 해도 있었던 작품들이 갑자기 아무 공지 없이 중단됐다. 보고 싶은 시리즈가 언제 재개될지 몰라 가입했던 요금제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측은 “등급 심사와 관련해 영등위와 논의 중이며 중단 작품들을 다시 내놓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19일 넷플릭스에 대항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해외 동영상 사업자들의 국내 법규 준수 문제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국내에 처음 발 디딘 외국 동영상 업체로서 초기 국내법 관련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넷플릭스 측에서도 이제 국내 법규에 온전히 따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등급분류 신청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새샘 기자
#넷플릭스#한달무료#유료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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