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라인]'줄리엣의 남자' 주연들의 미숙한 연기

  • 입력 2000년 9월 16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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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1, 2회를 잇따라 방송했던 SBS 드라마 스페셜 '줄리엣의 남자'가 연기자들의 미숙한 연기로 비난을 사고있다.

네티즌들이 이 드라마의 홈페이지에 주연급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는 것.

'줄리엣의 남자'는 백화점 경영권을 둘러싼 기업가들의 암투를 배경으로 N세대 스타 차태현, 예지원, 지진희, 김민희가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드라마. 엉뚱함과 솔직함으로 주목받는 차태현과 CF로 뜬 신세대 스타 김민희는 비교적 얼굴이 많이 알려진 데 비해 드라마의 주인공인 지진희와 예지원은 상대적으로 안방극장에 낯선 인물들이다.

비난의 표적은 다름 아닌 예지원과 지진희. 겨우 2회가 방영됐을 뿐이지만 두 사람의 어설픈 연기가 드라마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이 많다.

'sshh999'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시청자는 "예지원, 연기는 고사하고 얼굴 표정이나 잘 관리하라"며 어색한 연기를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대본이 좋고 볼거리가 풍부해도 배우들의 연기가 미흡하면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렵다. 신인 주인공들의 연기가 정말 눈 가리고 못볼 정도"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어떤 네티즌은 차태현이 나오는 장면은 배꼽을 잡을 만큼 웃기는데, 예지원과 그의 연인 지진희가 나오는 장면은 비장하기 그지없어 혼동스럽다고 이죽거렸다. 오죽했으면 "차태현의 물오른 코믹 연기 때문에 봐줬다"는 글까지 나왔을까.

아닌 게 아니라 예지원은 얼마 전 종영한 KBS 주말연속극 '꼭지'에서 순박한 이미지를 선보였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도회적인 이미지를 매끄럽게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정통드라마 경험이 전무한 '초짜' 연기자 지진희는 완벽한 남자 역을 너무 부자연스럽게 연기해 "부담스러움을 넘어 느끼하다"는 혹평을 들을만 했다.

그러나 아이디가 misulgun인 시청자는 "처음부터 신인들의 연기가 완벽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다. 이제 겨우 2회 방영했을 뿐인데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며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줄리엣역이 한고은에서 갑자기 예지원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이 드라마는 신인에게 과감하게 주연을 맡김으로써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고 했다. 겹치기 출연이 판을 치는 방송현실에서 숨겨진 보석을 찾으려는 시도도 높이 사줄만하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기는 갖춘 연기자를 내세웠어야 하지 않을까? 시청자와 직접 만나는 TV 드라마가 결코 연기 훈련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프로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 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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