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여자…해체…파란만장 ‘듀란듀란’

  • 입력 2008년 9월 5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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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자서전서 음악인생 회고

1980년대 최고의 아이들 스타이자 비주얼 록그룹으로 군림한 ‘듀란듀란’의 기타리스트 앤디 테일러가 자서전을 통해 마약과 해산에 얽힌 뒷얘기들을 털어놓았다.

존 테일러(베이스), 닉 로즈(키보드), 로저 테일러(드럼), 사이몬 르 봉(보컬), 앤디 테일러(기타) 등 5명으로 구성된 듀란듀란은 1978년 결성돼 ‘헝그리 라이크 더 울프’(Hungry like the wolf) ‘리플렉스’(The reflex) 007영화 시리즈의 주제곡 ‘뷰 튜 어 킬’(A View to a Kill)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1986년 앤디와 로저가 탈퇴한 후에도 앨범 ‘노토리오스’(NOTORIOUS)를 발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였다. 상업적인 실패와 멤버의 잦은 변동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투어 등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1989년에 이어 지난 4월에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 아테네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자고 있는데 듀란듀란 관계자 한 명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일이 터졌어. 나쁜 뉴스야.’ 그가 내 민 신문의 1면에는 듀란듀란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기사의 헤드라인은 ‘코카인에 미친 듀란듀란’이었다.”

앤디 테일러는 듀란듀란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음을 깨달았다. 기사는 영국 버밍햄 럼러너클럽의 전 수석도어맨 앨 비어드의 폭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럼러너클럽은 듀란듀란이 결성된 곳이었다.

멤버들 중 앤디는 가장 ‘악질적인’ 마약꾼으로 지목되어 있었다.

비어드는 여자관계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앤디는 여자들을 말로 꼬시는 데 발군이었다. 나는 앤디를 태우고 가다 길에서 아름다운 금발 아가씨를 만났다. 우리는 차를 멈추고 그녀를 태웠다. 그녀는 직업모델이었다. 우리 두 사람이 차 뒤로 돌아가 있는 동안 그녀는 옷을 벗었다.

앤디는 ‘기억할 수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비어드가 말한 마약에 관한 건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80년대는 마약이 넘쳐나는 시기였다. 럼러너클럽에는 언제나 코카인이 널려 있었다. 우리들은 원하는 만큼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주 마약을 하지 않았으나 점점 더 투약량이 늘어났다. ‘리오’ 앨범을 녹음하면서는 더욱 마약을 가까이 했다.

마약사건이 터지자 사이먼과 앤디는 옷을 벗은 채 경찰들로부터 굴욕적인 조사를 받아야 했다. 럼러너클럽은 결국 문을 닫았고 현재 그 자리에는 힐튼호텔이 세워져 있다.

1984년 앤디는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물색하고 있었고, 결국 존과 듀란듀란과는 별도로 ‘파워스테이션’을 결성했다.

리드싱어로 로버트 팔머를 영입했다. 앤디와 존이 파워스테이션에 대해 사이먼과 닉에게 얘기하자 그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래. 그렇다면 나 역시 한 동안 항해를 해야겠군.” 사이먼이 경멸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사이먼과 닉은 새로운 밴드 ‘아카디아’를 결성했다. 듀란듀란은 두 개의 밴드로 갈라졌고 멤버들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앤디는 회고한다. “듀란듀란은 이미 수개월 전에 갈라졌습니다. 그 사실을 우리들만 몰랐던 것이지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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