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난민에게 희망 되어달라” 소신 발언…제주 예멘 난민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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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0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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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우성 인스타그램
사진=정우성 인스타그램
내전을 피해 제주도로 몰려든 예멘인들이 최근 대거 난민 신청을 하면서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 정우성이 20일 “난민에게 희망이 되어 달라”는 글을 게재해 불을 지폈다.

정우성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 사진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이곳에는 여전히 수십 만 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기약 없는 귀환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며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오늘은 난민과 함께 해 달라. 이들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아울러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는 최근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신청자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 현재 폭력, 질서의 부재, 대규모 실향, 기근 등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예멘으로 그 어떤 예멘인도 강제송환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유엔난민기구의 단호한 입장”이라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의 입장이 담긴 글도 함께 올렸다.

UN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정우성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이러한 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우성이 공개적으로 예멘 난민 문제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간 난민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범죄 및 테러 우려 등을 지적하며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의견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었지만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난민문제의 직접적 당사자가 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

한 누리꾼은 외국의 난민 범죄 사례를 언급하며 “참 온실 속 화초 같다. 무슬림 난민 수용해서 영국, 프랑스, 독일 어떻게 됐는지 모르시나. 계단 내려가는 여성을 밀어버리고, 지나가는 여자 무차별하게 때리고…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정우성의 주장을 지적했다.



제주도민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지금 제주도는 난민 문제로 촛불집회까지 벌어질 듯 하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제주도 실정도 모르시면서 난민들을 도와주시라는 이런 글은 자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누리꾼들은 “직접 제주도에서 난민 위험에 노출돼 봤는지…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난민들로 인해 두려움에 떨게 될 자국민은 누가 보호해주나”, “난민 수용하고 포용하고 싶으시면 정우성 씨 재산 예멘에 모두 기부하시고 거기서 봉사하며 지내시라”, “난민이라고 무조건 선은 아니다. 국민의 안전 문제도 걸린 사안이니 이런 글은 신중하셨으면 좋겠다” 등이라며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난민 혐오적 시각을 지적하며 “난민 수용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난민들을 잠재적 범죄 가해자로만 생각하는 시선은 옳지않다고 본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난민 지원은 필요하다“, “자국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남성,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당하는 것도 폭력적인 논리라고 생각한다” 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무부 산하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제주 지역에서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은 948명으로, 이 가운데 519명이 예멘인이다.

최근 제주도로 대거 몰려든 예멘인들로 인해 난민들의 범죄 우려 등 난민 수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제주도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 허가 폐지·개헌’ 청원은 게재 일주일 만에 3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동의를 얻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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