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크 베송 “완벽한 백지상태 28세기, 다함께 꿈꿔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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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발레리안…’ 들고 한국 찾은 뤼크 베송 감독

佛영화 사상 최대 2631억원 투입
첫 1년간 전세계 디자이너 만나 외계인 드로잉 주문 6000개 받아 CG전문가 200명 2년 동안 그려내

“진짜 영웅은 슈퍼히어로 아닌 우리”

‘레옹’ ‘제5원소’ 등 연출하는 영화마다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켜 온 뤼크 베송 감독(58). 그가 28세기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30일 개봉)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2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혹시 ‘제6원소’를 기다린 관객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영화”라며 “진짜 영웅은 특출 난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고, 그게 곧 우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우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시공간을 오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발레리안(데인 더한)과 로렐린(카라 델러빈)의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영화 사상 최대 규모 제작비인 1억9700만 유로(약 2631억 원)가 투입됐다. 제작 기간 3년간 참여한 컴퓨터그래픽 전문가만 200여 명에 이른다. 1000개 행성에서 모인 3236종의 외계 종족이 교류한다는 설정답게 러닝타임 내내 외계인들의 독특하고 화려한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무려 28세기의 일입니다. 인터넷도, 위키피디아도 그때의 모습은 몰라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디자이너를 찾았어요. 첫 1년간은 그들이 상상력에 제약을 받을까 각본도 주지 않았죠. 아무런 힌트 없이 ‘28세기의 우주, 외계 생명체를 그려보라’고 주문해 6000여 개의 드로잉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외계인 구현 작업에만 꼬박 2년이 걸렸어요.”

영화는 ‘스타워즈’와 ‘스타트렉’ ‘아바타’ 등 SF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에 영향을 준 그래픽 노블 ‘발레리안과 로렐린’(1967년)을 원작으로 한다. 실제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가장 영화화하고 싶은 원작으로 이 작품을 꼽기도 했다.

“열 살 때 처음 코믹북을 보고 언젠가 꼭 영화로 만들겠노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상상력에 맞춰 기술이 발전하길 기다렸죠. 관객들이 ‘스타워즈’와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메시지는 전혀 달라요. 조지 루커스 감독과 종종 함께 작업을 하는데 아티스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긍정적인 것 아닐까요?”

먼 미래를 배경으로 영화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내가 보는 미래는 완전한 백지 상태”라며 “아무것도 펼쳐지지 않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제 영화 속 외계인은 다른 우주 영화들과 달리 ‘침략’하는 존재가 아니고 굉장히 착해요.(웃음) 결국은 사랑과 유머,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영화를 통해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다시금 상상하고 꿈꿀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뤼크 베송#뤽 베송#발레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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