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570억, 김성태 560억… 지각 처리속 실세 예산은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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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예산 통과]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했지만 여야 실세 정치인은 어김없이 ‘지역구 챙기기’에 성공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복지, 일자리, 교육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정작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늘린 것이다.

○ 여야 따로 없었던 ‘쪽지 예산’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 예산’이 집중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2000억 원 늘었다. 늘어난 SOC 예산은 국회와 여야 지도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의 지역구로 상당 부분 돌아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없었던 망월사역 시설개선비(15억 원),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비(10억 원) 등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 관련 사업들도 예산이 늘었다.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이 정부안(303억4500만 원)보다 253억 원 늘었으며 국립세종의사당 건립비, 세종 산업기술단지 조성사업비는 정부안보다 각각 10억 원, 5억 원이 추가 배정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을에선 당초 정부 예산안에는 없었던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사업비를 서울시 예산을 500억 원 늘리는 방법으로 우회 증액했다. 김포공항 안에 지어질 국립항공박물관 건립비(48억4000만 원)와 운영비(11억9800만 원)도 정부안에는 없었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추가됐다.

막판 ‘밀실 협상’을 주도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핵심 의원들도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한국당 소속 안상수 예결위원장의 지역구에 속한 인천 강화에선 얼체험공원(7억8700만 원 증액), 황청리 추모공원(8억4000만 원 증액) 예산이 정부안보다 늘었다.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하며 올해 예산을 ‘더불어한국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짬짜미 예산이라고 비판했던 다른 야당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동참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전북 군산의 노후 상수관망 정비(22억4900만 원 증액), 군산 예술콘텐츠 스테이션 구축(15억 원 증액) 등 약 64억5900만 원을 추가로 따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는 흥도로와 신원동 도로 개설에 10억여 원의 예산이 추가로 반영됐다. 심 의원 측은 “정의당은 예결소위에 들어가지 않아 쪽지예산에 관여하지 않았다. 고양시에서 여당 의원에게 증액 제안을 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 국회 삭감 특활비 우회 반영, 세비 인상도 논란

특수활동비를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했던 국회는 삭감한 특활비 일부를 국회 예산에 우회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예산 가운데 교섭단체 지원금 10억7300만 원, 위원회활동지원금 4000만 원, 의원외교협의회 5억 원, 외빈초청비 5억 원을 각각 정부안보다 증액시킨 것. 국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특활비 상당수를 정당과 상임위 운영비로 써왔는데, 꼭 필요한 운영비를 예산으로 양성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를 1.8%(약 182만 원) 인상한 1억472만 원으로 확정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여전하다. 수당과 활동비를 합산하면 국회의원의 총보수는 1억5176만 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비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13만 명가량이 동의했다.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내년도 세비 인상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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