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택배기사 “매일 데이트하는 기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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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900쌍 함께 일해… 부부의날 영화관람 초청행사

CJ대한통운 경기 부천지점에서 함께 택배기사로 일하는 노정호(오른쪽) 이미영 씨 부부가 매일 함께 타고 다니는 트럭 앞에서 희망을 다짐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경기 부천지점에서 함께 택배기사로 일하는 노정호(오른쪽) 이미영 씨 부부가 매일 함께 타고 다니는 트럭 앞에서 희망을 다짐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정형인(51) 한미숙 씨(47·여) 부부는 7년째 CJ대한통운에서 택배 일을 하고 있다. 남편 정 씨는 19년 전 사업 실패 후 택배업에 뛰어들었다. 7년 전 한 씨가 일주일만 남편의 배송 일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 벌써 7년이 흘렀다. 정 씨는 “혼자 배송할 때보다 아내랑 같이 하면서 수입이 40∼50% 늘었고 마무리 시간도 빨라져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20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정 씨와 한 씨처럼 함께 택배 일을 하는 부부가 CJ대한통운에만 1800여 명(900여 쌍)인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부부가 함께 택배업을 하는 경우 월 소득액은 700만 원대로 택배기사 1인당 월평균 소득 551만 원보다 높다고 밝혔다. 아파트 한 동에 물품을 배송할 때 남편은 1∼10층, 아내는 11∼20층으로 나눠서 하는 식으로 하기 때문에 배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배달 시간을 줄이면 더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10년간 택배 물동량이 3배 가까이로 늘어나 택배 차량 1대당 처리해야 하는 배송 물량이 늘어나면서 부부나 가족 단위로 택배 업무를 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에서 함께 택배를 하는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편 48세, 아내 45세로 40대 부부가 가장 많았다.

CJ대한통운은 부부의날(21일)을 앞두고 19일 부부 택배기사들을 초청해 영화 관람 행사를 열었다. 2013년부터 부부 택배기사로 일하는 노정호(39) 이미영 씨(37·여) 부부는 “남부럽지 않을 만큼 벌고 있다”며 “무엇보다 배우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고 매일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일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부부 택배기사#cj대한통운#부부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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