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시장 호황에… 배터리 소재 업계도 덩달아 콧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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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으로 2차전지 수요가 커지면서 배터리 소재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주요 4대 소재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재업체들은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리튬이온배터리의 총량은 약 59.5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전기차용을 포함한 세계 리튬이온배터리는 2015년부터 연평균 48.3% 성장해 2020년 전체 544.2GWh의 출하량이 예상된다.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배터리 소재 분야는 양극재다.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활물질을 주력으로 하는 엘앤에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294억 원을 기록해, 2016년 139억 원에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에코프로는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016년 101억 원에서 지난해 2배 이상인 218억 원으로 늘었다.

2차전지용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재 활물질을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는 2015년 영업이익이 70억2900만 원 적자였지만 2016년 50억3600만 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약 85억 원으로 늘었다.

음극재의 구성요소인 일렉포일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이 4540억3500만 원으로, 2016년 3989억5700만 원 대비 약 14% 늘었다. 영업이익의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6년 대비 70% 늘어난 495억2200만 원을 기록했다. 일렉포일은 각종 전자장비에 사용되는 얇은 구리 박이다.

전기차, ESS 등 중대형 전지용 소재들은 고부가 제품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기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른 정보기술(IT) 제품 대비 사용하는 배터리 용량이 큰 것도 장점이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스마트폰 배터리 1대에 들어가는 일렉포일은 3g 정도지만 전기차 배터리에는 약 15kg의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성장도 폭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소재업체들은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2016년 12월부터 전기차용 양극활물질 전용라인을 150t 증설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을 50t 증설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2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공장에 1584억4000만 원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11월 공시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올해 9월 신규공장이 완공되면 일진머티리얼즈의 2차전지용 일렉포일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1만4000t에서 2만4000t으로 1만 t 늘어난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도 일본, 중국 등 기업들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어 기술격차를 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기술장벽이 높은 양극재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양극재 시장은 니치아, 토다 등 일본 업체들이 주도해왔으나 최근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리튬이온배터리용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2014년 53.3%에서 2016년 67.7%로 늘었다. 반면 일본과 한국의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NCM, NCA 등 세 가지 재료를 혼합해 양극재를 만드는 삼원계 양극재는 기술격차가 중국 업체들과 3년 정도 나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2차전지#시장 호황#배터리 소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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