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크롤러크레인용 트랙슈 분야 점유율 세계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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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철강공업㈜서 1984년에 분리
초대형 건설기계 부품업체로 도약

동일금속㈜의 굴삭기 부품
동일금속㈜의 굴삭기 부품
1984년 동일철강공업㈜ 주조사업부에서 분리된 동일금속은 크롤러크레인 하부에 들어가는 트랙슈와 굴삭기에 들어가는 어저스트 컴포넌트 등을 비롯해 초대형 중장비에 장착되는 주강부품을 공급하는 전문제조업체이다. 사실 굴삭기를 만드는 회사보다 육중한 굴삭기가 제대로 서고 작동할 수 있도록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된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트랙슈는 크레인, 굴삭기 등의 신발을 주강(鑄鋼) 작업으로 만든 부품을 말하는 데, 장기간 노하우와 경험으로 이뤄진 기술집약적 부품으로 대형 크레인이나 굴삭기 등에 들어가는 ‘특수주강제품’이다. 이러한 특수주강제품은 크레인이나 굴삭기 등을 움직이는 궤도에 장착되는 필수 부품이다. 동일금속은 이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1위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부가가치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원대한 목표를 위해 달려 나가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제품군을 단품에서 어셈블리(조립품)로 확대·생산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동일금속㈜에서 생산하는 IDLER 제품(왼쪽 사진)과 트랙슈 제품.
동일금속㈜에서 생산하는 IDLER 제품(왼쪽 사진)과 트랙슈 제품.


굴삭기 언더캐리지 주강품 하면 ‘동일금속’

동일금속은 크롤러크레인용 트랙슈와 굴삭기의 어저스트 컴포넌트 등으로 전 세계 트랙슈 시장을 장악했다. 초대형 굴삭기는 일본의 히타치건기, 고마쓰건기 그리고 미국의 캐터필러 등 3사가 과점한 시장이다. 동일금속은 전 세계 ‘톱3’ 건설기계 완성차업체인 히타치건기의 공급 점유율 1위(75%)를 유지하고 있다. 주강 소재 분야에서 50년 이상 축적한 기술이 만들어 낸 놀라운 결과다. 국내 굴삭기 제조업체인 현대건설기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 등에도 동일금속의 주강품 기술이 들어간다.

동일금속은 사무실에서 해외 모기업 제조공장의 필요한 장비부품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넷 솔루션, 필요한 제품을 바로 체크해 제조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다. 이를 통해 품질, 원가, 납기 등 경쟁력 모두를 확보하고 있다. 굴삭기용 주강품 분야는 업체 간 가격경쟁도 상당히 치열한 시장이다. 동일금속은 인도네시아에 해외공장을 설립(1992년, 2014년 제2공장 가동)하면서 대응해 나갔는데, 품질과 가격 면에서 중국의 제품이 따라오기 힘든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일금속㈜의 크레인 부품
동일금속㈜의 크레인 부품
글로벌 트랙슈 기업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품질
동일금속이 밝힌 크롤러크레인용 트랙슈 시장 1위 비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다. 현재 동일금속은 건설기계장비용 주강소재부품 3개 분야인 크롤러크레인용, 굴삭기용, 초대형 광산용 굴삭기에 들어가는 특수제품을 단품 생산하고 있다. 향후 이 제품의 생산 기반을 점차 여러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어셈블리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기술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동일금속은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수출에 더 많은 힘을 쓰는 기업이다. 대부분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 환율에 대한 위험도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2014년 대비책을 마련하고 원화 결제계약 선도거래 등 다양한 환헤지 전략을 구사하며 안정적인 매출 및 재무관리도 하고 있다.

동일금속은 앞으로도 자사가 보유한 기술 노하우 등으로 건설기계 부품생산을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에 매진할 계획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제품은 품질과 납기가 생명이다’라는 확고한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제품 납기일을 준수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된 시간은 꼭 지키는 상호 간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힐 정도다.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동일금속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이나 내구성은 물론 고객사와의 신뢰도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사업 동력 발굴하는 ‘동일금속’

독일은 주강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해 동일금속 또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미래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춰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독일 제조회사에서 공급받던 초대형 특수주강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동일금속에서 2014년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올해 양산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초대형 특수주강 제품으로 동력과 장력 및 균형을 잡아주는 언더캐리지 부품을 뜻한다. 캐터필러는 2018년 매출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며 ‘동일금속의 미래상품으로, 이러한 건설기계부품이 캐터필러에도 자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는 고평가를 내렸다.
동일금속㈜ 직원들의 단합대회 모습. 동일금속은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 밀착형 복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동일금속㈜ 직원들의 단합대회 모습. 동일금속은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 밀착형 복지 프로그램을 실
시하고 있다.



자녀 교육비 짐 덜어주는 ‘행복일터’

동일금속은 소속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 밀착형 복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행복일터’다. 대표적으로 자녀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을 들 수 있다. 직원의 자녀가 대학교를 진학했을 때 한 명당 한 학기에 150만 원을 지원해주고, 중·고등학생의 경우엔 100% 지원해주고 있다. 해외 공장 파견 직원에게도 차별은 없다. 안정적으로 제품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회사의 곳간도 탄탄하다. 동일금속의 생산량은 월 1200여 t으로, 2016년 기준 5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업원은 210여 명,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기업이다. 현재 본사는 본공장, 옥외공장으로는 다산공장, 오계공장, 그리고 해외공장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PT.DC공장, PT.DMI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오길봉 동일금속 대표 인터뷰 “건설기계 부품시장 세계적 리더로 거듭나겠다”▼

“결심한 것은 후회하지 않고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약속을 꼭 지킵니다.”

동일금속㈜의 오길봉 대표는 “결심한 것은 후회하지 않고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약속을 꼭 지킨다”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있다.
동일금속㈜의 오길봉 대표는 “결심한 것은 후회하지 않고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약속을 꼭 지킨다”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있다.
오길봉 동일금속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 오 대표는 “기업에 노조가 없고 직원과 임원들 간의 화합이 잘되는 분위기”라며 “직원들에게 친밀감 있는 대표로서 회사의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자가 이처럼 소통에 중점을 두다 보니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직접 참여하며 능력보다는 꾸준함과 인내심이 있는 사람을 뽑아 쓴다.

오 대표의 경영철학은 걸어온 이력이 증명한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영수업은 기초부터 다졌다. 그는 동일산업의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실무적인 경험을 쌓고 뿌리가 같은 사업을 경영하는 형으로부터 “사업적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동일철강공업 이사, 동일산업 전무이사, 동일산업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동일금속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오 대표에게 2009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1984년 동일금속(전 동일철강공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 상장 첫해 ‘5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크롤러크레인용 트랙슈 점유율이 오른 결과였다. 또한 이듬해인 2010년 성실납세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2015년에는 상공인들의 최대 영예인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이러한 성과는 밑바닥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온 영향이 컸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데도 오 대표는 여전히 “건설기계부품 시장에서 세계적 리더가 되려 한다”고 밝혔다. 주강산업은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기에 시장 진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50년 이상 기술이 축적된 노하우 때문인지 오 대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말일 뿐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크롤러크레인용#동일철강공업#동일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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