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페북-구글 엔지니어와 작업… 한뼘 더 자란 美창업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글로벌 인턴십’ 2기 5명의 도전기… 12월까지 실리콘밸리서 근무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2기 참여자들이 미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캘리포니아 해변도시 몬테레이 17마일 드라이브를 다녀온 이종민 씨.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와 그 일대를 여행한 이윤솔 씨. 콜로라도 여행과 클라이밍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긴 이지희 씨. 스타트업 기업들의 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 현장을 찾은 전은비 씨.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휴일 로스앤젤레스 디즈니랜드를 여행한 최고은 씨. 각 인턴 제공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5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가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학점 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2기 참여자들이다. 참여자 5명은 2개월간의 미국 생활을 담은 소회를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이들은 다음 달까지 인턴으로 근무한다.

○ 세계적 엔지니어와 직접 만나… 이윤솔(22·세종대 디지털콘텐츠학과 4학년)

실리콘밸리 특성상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구글, 어도비, 오라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엔지니어들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건 제게 특별한 경험입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될 페이스북을 미리 체험해 보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내부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온라인 종합 쇼핑몰 아마존과 오라클의 웹 서비스를 비교해 보며 어떻게 발전시킬지 본사 개발자들과 토의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컴퓨터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엔컴퓨팅 글로벌(Ncomputing Global)입니다. 회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특히 다양성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집중된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장점은 저를 ‘세종대 졸업 예정자’가 아닌 ‘이윤솔’이라는 사람 그 자체로 봐 준다는 겁니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제가 가진 경험을 토대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며 부전공으로 하드웨어를 공부했습니다. 인턴을 시작하면서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회사는 제게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심는 업무를 맡겼습니다. 직원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다양한 기회를 주는 회사 시스템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줍니다. 아직은 한참 부족하고 배울게 많지만, 최선을 다해 남은 인턴십 기간 동안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완성해 내고 싶습니다.

○ 美 스타트업 탄생과정 경험… 이지희(22·세종대 디지털콘텐츠학과 3학년)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가장 좋은 점은 선진 창업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창업정신을 기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엔컴퓨팅 글로벌의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운영하는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컴퓨터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시장의 세계적 동향을 평가한 뒤 직원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 나갑니다. 이러한 경험은 미국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하고 싶은 저의 꿈을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일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서도 실리콘밸리의 인턴 생활은 만족스럽습니다. 일을 마치고 퇴근해 집주인과 함께 마당에서 장작을 패고 불을 피워 스테이크를 구워 먹거나 마시멜로를 구워 스모어를 만들어 먹는 이색적인 체험을 합니다.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또 회사 앞에 창고형 옷가게가 있는데 한국에서 쉽게 사기 어려웠던 미국 유명 브랜드의 옷이나 신발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 ‘가성비 갑’ 쇼핑의 재미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인턴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여행하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난생처음 실탄 사격장에 가서 실제 총으로 사격을 해보기도 했고, 실내 스카이 다이빙장에 가서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액티비티를 체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 여러 프로젝트 맡아볼 수 있어이종민(23·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3학년)

제가 일하고 있는 피지오큐(PhysioCue)는 고혈압 진단이나 환자진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입니다. 기술협력이 필요한 다른 회사와의 미팅에 참여하기도 하고, 비즈니스 엑스포에선 부스를 운영하며 회사를 소개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단순히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어떻게 운영되고 성장하는지를 몸소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팀이 구성돼 있어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습니다.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업무에서는 직접 진행을 도맡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메디컬 스타트업 콘서트에 참가해 여러 전문가와 새로운 의학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경험도 인상 깊었습니다.

복지환경도 뛰어납니다. 퇴근 시간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평일에도 운동을 비롯한 여가활동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회사 건물 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가 있는데 평일에는 퇴근 후 이곳에서 운동을 한 뒤 퇴근합니다. 비슷한 시간에 운동하는 동료가 많아 가끔 이곳에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며 운동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말에는 조기축구 모임에 참가하기도 하고,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주변의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큰 맘 먹고 캐나다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인턴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고, 앞으로 저의 진로와 꿈을 이루는 데 좋은 영양분이 돼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칸막이 없앤 수평적 문화 독특전은비(21·세종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3학년)

차량 역경매 사이트 운영 회사인 실리콘밸리의 카팜(KarFarm)에서 9월 11일부터 인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사무실은 코워킹 플레이스(Coworking place) 개념으로 여러 기업들이 ‘GSV labs’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공유합니다. 공간 콘셉트는 ‘자유’ 그 자체입니다. 직원들은 사무실 내 애견을 데리고 오기도 하고 스케이트보드나 자전거 등을 데스크 책상 옆에 자유롭게 놓고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칸막이를 없애 조직원 간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기업 엔지니어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카팜 직원들 외에도 다른 회사의 분위기나 시스템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업무방식도 효율적입니다. 직원들은 매주 화요일 슬랙(slack)이라는 인트라넷 페이지에 새 프로젝트를 올립니다. 프로젝트는 목요일에 중간회의를 거쳐 그 다음 주 월요일까지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인턴 직원에 대한 회사의 배려도 인상적입니다. 대표님이 저의 성격과 적성에 맞는 업무가 매칭될 수 있도록 첫 2주간 여러 업무를 배운 뒤 제게 업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출퇴근은 다른 직원들과 카풀을 이용하거나 우버 택시를 이용합니다. 주말에는 회사 주변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등 글로벌 회사들을 구경하곤 합니다.

○ 하고싶은 일에 확신 커져… 최고은(21·대전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첫 출근 날 대표께서 “단순히 인턴이라고 해서 정해진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 인턴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며 “담당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평소에 배워보고 싶던 웹 개발 분야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한국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서툴고 어려웠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배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카팜은 전체 직원이 11명인 작은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장점은 건의할 사항이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대표와 논의해 수정 및 보완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인턴 생활을 통해 가장 변화된 것은 저의 생활 태도입니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진로를 설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더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 걸 느낍니다.

미국 인턴 생활이 더욱 안정적인 건 홈스테이 가족들의 배려와 사랑입니다. 홈스테이 주인 아주머니는 늘 제게 “네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고 지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홈스테이 가족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 역시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인턴십 주관기관들에 감사드립니다.

정리=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창업#청년드림#미국#실리콘밸리#청년드림센터#i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