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네이버 로봇’… 일상을 파고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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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콘퍼런스 ‘데뷰’서 로봇 9종 공개
짐 싣고 계단 오르는 사족보행로봇, 자율주행-책 수거용 전동카트 등… AI-로봇 결합해 대중화 앞당겨
“내비 등 공간인식서 공간이동 초점… 연내 세계 최고 4단계까지 구현”

인터넷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로봇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을 통해 기술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기술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네이버는 올 초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데에 이어 이번에 AI를 하드웨어인 로봇과 결합해 인터넷을 벗어나 고객의 일상으로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인 ‘데뷰(DEVIEW) 2017’을 열고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로봇 9종류와 어린이용 웨어러블 정보기술(IT) 기기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데뷰에서 3차원(3D)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을 처음 발표한 데 이어 불과 1년 만에 로봇 라인업을 대폭 확장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인간 생활 속에 자리 잡는 로봇을 목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실제 공간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 로봇은 이용자가 있는 공간을 인식하고 이동하면서 편리성을 더하는 기술에 특화됐다. 공간 자율주행 로봇인 ‘어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어라운드는 현재 부산 YES24 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책 수거 용도로 시범적으로 쓰이고 있다. 고객이 서점에서 읽은 책을 어라운드에 올려놓으면, 어라운드는 책들이 일정 무게에 이르렀을 때 직원에게 돌려보내고 책을 회수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에어카트는 도매상에서 입고된 다량의 책을 쉽게 나를 수 있게 해준다.

물체를 쉽고 안전하게 운반하는 ‘근력증강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전동 카트인 ‘에어카트’에는 손잡이에 센서가 붙어 있어 이용자의 근력을 감지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여성이나 어린이도 80kg가량의 무게를 쉽게 옮길 수 있다.

사족보행 로봇인 ‘치타로봇’. 최대 10kg짜리 짐을 싣고 계단 등 공간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사족보행 로봇인 ‘치타로봇’. 최대 10kg짜리 짐을 싣고 계단 등 공간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네 다리가 달린 보행 로봇인 ‘치타로봇’은 길이 80cm, 무게 40kg으로 최대 10kg의 짐을 싣고 계단 등을 오를 수 있다.

이 로봇은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강아지 정도의 크기로 높이뛰기와 멀리뛰기 등의 역동적인 동작을 구사하는 ‘UIUC 점핑로봇’은 박해원 일리노이대(UIUC) 교수와 개발했다.

바퀴가 달렸으면서도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로봇인 ‘터스크봇’. 자회사인 네이버랩스 로보틱스팀의 인턴이 개발했다. 네이버 제공
바퀴가 달렸으면서도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로봇인 ‘터스크봇’. 자회사인 네이버랩스 로보틱스팀의 인턴이 개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이 밖에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 △세계 최초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 ‘퍼스널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한국기술교육대와 함께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스’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달린 로봇 ‘터스크봇’ △물체를 인식하고 자율 주행하는 ‘티티봇’ 등도 함께 선보였다. 검색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온라인 콘텐츠와 쇼핑 등 소프트웨어(SW)를 기반으로 사업했던 네이버가 이날 로봇을 대거 공개한 것은 하드웨어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네이버는 2015년 9월 ‘프로젝트 블루’라는 계획을 공개하고 로봇 등 하드웨어 분야에 향후 5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연구개발 분야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에 로봇연구소를 설립하며 로봇 관련 인재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고, 로봇제작 설비 등을 갖추면서 로봇 기술 대중화를 위한 연구에 나섰다.

네이버가 로봇 연구에 나선 데에 대해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네이버는 지도서비스를 통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율주행도 연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간 이동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날 자율주행 차량 기술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세계 최고 수준인 ‘4단계’(돌발 상황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대처할 수 있는 수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네이버#로봇#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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