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날]“기억 잃어가는 어르신께 메모리 역할”… SK하이닉스, 치매노인의 ‘수호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경찰청과 치매노인 실종 예방 협약… 웨어러블 위치추적기 6000명에 지원

SK하이닉스가 경찰청과 ‘치매환자 실종 예방 및 신속 발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치매 노인 보호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왼쪽부터 경찰청 유진규 홍보 담당관, 경찰청 신윤균 성폭력대책과장, 경찰청 김기출 생활안전국장,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경찰청 박진우 차장,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김현훈 회장, SK하이닉스 신승국 지속경영본부장, SK하이닉스 김정기 커뮤니케이션 실장, SK하이닉스 길병송 H-TF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경찰청과 ‘치매환자 실종 예방 및 신속 발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치매 노인 보호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왼쪽부터 경찰청 유진규 홍보 담당관, 경찰청 신윤균 성폭력대책과장, 경찰청 김기출 생활안전국장,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경찰청 박진우 차장,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김현훈 회장, SK하이닉스 신승국 지속경영본부장, SK하이닉스 김정기 커뮤니케이션 실장, SK하이닉스 길병송 H-TF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다. 메모리반도체는 PC, 태블릿, 휴대전화 등 거의 대부분의 IT 제품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하이닉스가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중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쏟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기억을 잃어가는 어르신들께 메모리에 해당하는 도움을 드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최근 급속한 고령화 및 이에 따른 치매노인 급증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8월 29일 경찰청과 치매노인 실종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하며 ‘치매환자 실종 예방 및 신속 발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올해에는 치매 질환이 있는 취약계층 6000명을 대상으로 손목 밴드 타입의 웨어러블 위치추적 감지기를 무상 지원한다. 또한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3000대씩 추가로 보급해 총 1만5000명에게 위치추적 감지기를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은 협약식에서 “SK하이닉스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로서 기억을 잃어가는 어르신들께 메모리에 해당하는 역할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치매를 앓는 어르신도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회공헌 사업은 SK하이닉스 임직원 2만2000여 명이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해 조성한 ‘행복나눔기금’으로 운영해 더욱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협약으로 SK하이닉스는 총괄 기획 및 임직원 모금을 통해 감지기뿐만 아니라 2년간 통신비를 지원하고 경찰청은 감지기 수혜 대상자 선발과 함께 실종 발생 시 수색,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에도 회사가 위치한 경기도와 충북 지역의 치매노인 700여 명에게 처음으로 위치추적 감지기를 무상으로 제공한 바 있다. 특히 위치추적 감지기를 제공받은 치매노인 700여 명 가운데 일시적 실종 사건이 30건 이상 발생했으나 신속한 위치 파악으로 현재까지 단 1명의 실종자도 발생하지 않는 등 실종 사고 예방에 큰 성과를 거뒀다. 일례로 지난해 3월 경기도 여주에서 치매를 앓고 있던 원모 씨(84)가 실종됐으나 SK하이닉스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위치추적 감지기 덕분에 빠르게 환자의 위치를 파악해 발견한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실종된 치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있어 위치추적 감지기의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검증된 바 있어 이번 위치추적 감지기 무상 지원을 통해 치매노인의 실종 예방과 함께 수색에 투입되는 경찰 병력 수천 명을 대신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위치추적 감지기를 착용하지 않은 일반 치매노인 실종 시에는 평균 10명의 경찰관이 수색에 투입돼 발견까지 14.8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는 점점 증가하는 치매노인 실종에 대응하고자 2013년부터 위치추적 감지기를 보급하고 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그 보급률은 1.5%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가 업의 특성과 연계하여 치매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및 환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좋은 메모리 반도체 제품과 함께 좋은 기억을 전달하겠다’는 뜻에서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이 위치한 청주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교육을 펼치고 보건소와 연계해 치매 조기선별 검진을 진행했다. 이어 2009년에는 사업장이 위치한 이천시 정신보건센터 및 청주시 노인종합복지관과 ‘기억장애 사회공헌’ 후원 협약을 체결해 지역 주민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고 후원금도 전달했다. 같은 해 세계 치매의 날을 맞아 이천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교육과 함께 치매선별 검사를 진행해 인지기능 저하 의심자를 파악하고 전문 진단검사 기관과 협력하여 지속 관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기도 했다.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5대 목표 중 하나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제시하는 한편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급증하는 치매 질환을 국가가 맡아 관리하겠다는 보건의료 정책으로 ‘치매국가책임제’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치매노인 위치추적 감지기 무상 지원 사업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기업의 역량과 인프라를 결합하여 사회문제 해결의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증대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이 사업을 지속 추진하여 더 많은 치매 노인들의 안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보건복지부 등 국가기관과 협력하여 치매노인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 아동, 밤길 안전 취약자까지 대상을 확대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sk하이닉스#치매#치매노인 실종 예방#웨어러블 위치추적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