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세수는 ‘껑충’ 금연효과는 ‘찔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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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올해 총 11조4471억 전망
2014년보다 4조4500억 더 걷힐듯… 판매량 감소는 당초 기대 못미쳐


흡연율을 떨어뜨리겠다며 정부가 2015년 담뱃값을 평균 2000원 올렸지만 담배 판매량 감소율은 정부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의 담배 세수(稅收)는 당초 예상보다 2조 원 넘게 늘었다. 이 때문에 담뱃값 인상이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단 세금 더 걷기용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담배는 36억6000만 갑으로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43억5000만 갑)보다 15.9% 줄었다. 이는 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하며 전망한 담배 판매량 감소율 34.0%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의 경우 1∼4월 판매량을 토대로 추산하면 올 1년간 담배 판매량 감소율은 19.1%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담배 세수는 12조3761억 원으로 2년 전보다 77.0%(5조3856억 원) 늘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매년 2조7800억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2016년 한 해에만 배 가까운 추가 세수가 발생했다. 납세자연맹은 올해 담배 세수가 2014년보다 4조4566억 원 늘어난 11조4471억 원이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7∼2021년 5년간 정부가 거둬들일 담배 세수는 57조2355억 원에 이른다.

전체 세수에서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6%에서 △2015년 3.6% △2016년 4.0%로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9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담뱃값을 인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서민들에게 세금을 걷어 복지 재정을 충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담배 판매량을 떨어뜨려 흡연율을 줄인다는 정책 목표는 일부 달성했다. 다만 금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담뱃값 외에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 광고·판촉 규제 강화 등 비가격 금연 정책들도 함께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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