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꿀 표준화 아이디어 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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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 생활속 불편해소 큰 역할… 수요자인 국민이 나서야 큰 효과
최근 2년간 접수 489건 불과 “국민참여-인지도 더 높아져야”

국민의 표준화 제안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전국 통합 교통카드 체계다. 전국 지자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던 교통카드 
체계를 국가표준으로 통합하자 한 장의 교통카드로 전국의 모든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민의 표준화 제안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전국 통합 교통카드 체계다. 전국 지자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던 교통카드 체계를 국가표준으로 통합하자 한 장의 교통카드로 전국의 모든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우리 일상은 수만 개의 ‘표준’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눈에 들어오는 픽토그램(의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상형화한 언어)부터 표준시간에 맞춰진 시계, 치수별로 정해진 옷과 신발, 교통신호, 무선인터넷, 휴대전화와 텔레비전 등 생활 곳곳에 표준이 숨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일상 속에서 미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국민행복표준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정부 주도로 국가표준(KS)을 만들던 과거와 달리 실제 수요자인 국민이 표준을 정할 수 있도록 제안을 받고 있다.

국민행복표준(www.lifestandard.or.kr) 홈페이지에 접속해 누구나 평소 생각했던 일상 속에서 꼭 필요한 표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전문가들의 타당성 검토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표준화 가능성을 평가한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2년간 총 489건의 표준화 아이디어를 받았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 자판과 고추장 매운맛 등급, 전국 호환 교통카드, 색채 정보, 노트북 충전기 등 42개 과제를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도 홈페이지에는 식품의 유통기한 표기 위치를 통일하자는 아이디어와 교과서 크기를 동일하게 표준화하자는 제안 등 일상 속 아이디어들이 올라와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현재 장애인 및 노인을 위한 출입문 손잡이와 병원 진료예약 서비스, 폐쇄회로(CC)TV 해상도 등 9개 분야의 표준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CCTV 해상도를 표준화하면 차량용 블랙박스 화면의 활용도가 높아져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 등에서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제정·개정된 생활표준의 상당수가 국민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표준화 대상의 종류와 양은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제안된 표준화 아이디어는 주로 시험연구기관이나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허경옥 한국소비문화학회장(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은 “국가표준, 특히 ‘생활표준’은 표준을 실제로 사용하는 국민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질 때 더욱 실용적으로 제정되고 더 잘 지켜질 수 있다”며 “꼭 문서로 만들어진 거창한 표준이 아니더라도 ‘여자 화장실 한 줄 서기 운동’같이 국민들이 스스로 표준을 정해 일상생활을 바꿔 나가는 아이디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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