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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늙어가는 은행… 임금 부담에 신규채용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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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늙어가는 은행… 임금 부담에 신규채용 줄여

문병기 기자, 홍수용기자 입력 2014-12-10 03:00수정 2014-12-10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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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구조개혁 첫 타깃은 ‘금융’]‘高임금-低효율’ 금융산업 현주소 정부가 내년부터 대대적인 경제체질 개선작업을 추진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최(崔)노믹스’의 첫 타깃은 금융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과제로 금융, 노동, 교육 개혁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고(高)임금 구조를 유지하면서 갈수록 퇴보하고 있는 금융산업을 정조준한 것이다.

또 정부는 확대된 재정지출이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권에 만연한 ‘보신주의’ 관행을 깨는 한편 금융 지원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 고임금-저효율 금융 개혁 정조준

9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금융 보험업 취업자는 81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86만1000명)보다 5.1% 줄면서 올 4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7월 금융업 취업자가 89만4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3개월 만에 일자리 7만7000개가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는 47만8000명 늘었다.

정부는 대표적 유망서비스업으로 꼽히는 금융업의 일자리가 줄고 있는 원인으로 고임금, 저효율 구조를 꼽는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대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도 직원들의 임금이 계속 높아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눈 덩이처럼 커지자 금융회사들이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명예퇴직 유도에 나서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1년 25.7%에서 지난해 33.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의 상업은행은 27.3%에서 28.3%로, 일본 주요 은행은 26.5%에서 27.1%로 소폭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 원으로 2012년(8조7000억 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국내 11개 은행의 직원 임금 증가율은 2010∼2012년 연평균 9%나 됐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7개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외환 기업)의 연간 신규채용 규모는 2012년 3800명에서 지난해 270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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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로 상시 구조조정이나 임금 삭감 등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규채용을 줄여서라도 인건비 부담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융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업무 성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저(低)성과 정규직’에 대한 해고 기준을 구체화해 정규직 과보호를 완화하고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특히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도입하고 있는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정년 보장형’으로 바꾸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는 만 55세인 직원이 임금피크제를 신청하면 정년을 60세로 늦추는 대신 58세까지 받을 임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지만 ‘정년 보장형’으로 바뀌면 정년은 60세로 보장하되 임금 총액이 삭감된다.

○ 지역 중소기업 지원 확대

정부는 금융 개혁을 통해 시중에 풀린 자금이 실물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해 재정지출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대기업과 담보 위주로 대출을 내주는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깨고 자금을 필요로 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담보, 보증 대신 기업의 사업 전망, 거래 신뢰도 등을 바탕으로 대출을 내주는 ‘관계형 금융’을 저축은행에서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업과 증권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연체가 없고 채무상환 능력이 있는 지역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상호금융회사들이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충당적립금 기준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대신 정부는 회생이 불가능한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유지되고 있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강화할 방침이다. 좀비기업들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가야 할 지원을 빼앗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세종=문병기 weappon@donga.com·홍수용 기자
#노동 구조개혁#은행 신규채용#금융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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