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한들… 돈은 안되고”… 앱 개발1인 창업 10인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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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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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1인 창업자 10명 심층인터뷰서 하소연

“손익분기점은 넘어섰나요?”

이런 질문에 절반은 한숨부터 쉬었다. 동아일보가 중소기업청,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지원을 받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 겸 1인 창업자 10명과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이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정부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받았다. 통신회사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이도 2명이나 된다. 하지만 10명 중 5명은 “의미 있는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창업도 붐을 이뤘다. 모바일 앱 창업도 활발해졌다. 컴퓨터 한 대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수억 원대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신화’도 생겼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중소기업청이 번역, 컨설팅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한 32개 앱의 매출 합계는 366만 달러(약 39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앱 개발자도 ‘지속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해외 진출에 있어 특히 마케팅과 홍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1인 창업자 이정배 씨(49)는 지난해 4월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회사를 세웠다. 늘 자신의 골프 스윙을 분석해주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국내에 스마트폰 바람이 불었다. 공대 출신이 아니었던 이 씨는 동작인식 솔루션 개발회사에 용역을 주고 1년 동안 함께 연구한 끝에 마침내 올해 4월 ‘골프매니저’ 앱을 내놓았다.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14.99달러에 이르는 그의 앱은 무료가 판치는 앱 시장에서 팔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 씨는 “두세 달 만에 사라질 공짜 앱을 만들지, 좋은 앱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지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면서 “제품에는 자신이 있지만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알릴지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세계 8만5000여 개발사가 만든 앱 50만 개가 올라와 있다. 이 중 1인 창업을 포함한 한국 개발사는 65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1%도 안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저변 확대를 위해 앱 개발자 양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600여 명이 중소기업청의 ‘앱 창작터’를 졸업했다.

하지만 1인 창업자들은 당장의 개발보다 사후지원이 더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10명 중 4명이 마케팅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샤우팅 웨이크업’ 앱을 개발한 윤경옥 씨(29)는 “소규모 인력이라 개발에 치중하기에도 바쁘고, 마케팅 전문인력과 루트 확보도 어렵다”며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영어 안내를 잘못 이해해 돈을 받지 못한 적도 있다. 개발 후의 문제에 대한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 유료 앱 인기 순위 10위권을 늘 유지하는 A 씨는 회사를 어떻게 키울지 막막하다. 그는 “앱 개발자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다들 창업이나 대기업을 꿈꾸지 나 같은 1인 창업자 밑에 들어오고 싶어하느냐”며 “똑똑한 개발자, 디자이너를 뽑고 투자를 받는 과정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쉽지 않다. 건설업을 하던 유민규 씨(40)는 현장 경험을 발판 삼아 만든 ‘스마트 툴즈’ 앱을 통해 1인 창업자가 됐다. 줄자와 나침반 거리측정기 등으로 쓸 수 있는 앱이다. 특허도 출원하고, 안정적인 매출도 생겨 문제가 없어 보이는 그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소비자의 마음이다. 서너 달 만에 다른 앱으로 금세 옮겨가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시장만으로는 좁기에 해외 진출을 해야 하는데 현지화하는 게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진화 인턴기자 서울대 가족아동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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