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순이, 인터넷TV로 영어공부했다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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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면 안좌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메가TV를 활용한 영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5월 섬 마을인 이곳에 100Mbps급 인터넷망을 구축한 KT는 메가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 제공 KT
전남 신안군 안좌면 안좌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메가TV를 활용한 영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5월 섬 마을인 이곳에 100Mbps급 인터넷망을 구축한 KT는 메가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 제공 KT
KT 인터넷인프라 보급사업… 뱃길로 1시간 전남 안좌도 가보니

《“KT가 요로코롬 먼 곳에까지 애들 교육에 힘써 주시니 너무 고맙구만요잉. 인자 TV만 켜믄 원어민 영어 강의부터 없는 것 없이 다 나옵니다잉.”전남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안좌초등학교. 목포에서 배를 타고 1시간 10분을 가면 닿을 수 있는 섬 안좌도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안좌초교의 이동기 교장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전교생이 79명뿐인 이 작고 아름다운 섬의 학교에는 올해 5월 KT가 기증한 고화질(HD) TV와 인터넷 TV인‘메가TV’인프라가 설치됐다.》

섬 전체를 통틀어 학원이 하나도 없는 안좌도의 학생들은 그간 제한된 수의 방과후 교실을 통해서만 과외활동을 해 왔다는 게 이 교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교육 콘텐츠 수만 3만8000여 개에 이르는) 메가TV가 설치된 뒤로는 비교도 안 되게 학습 기회가 다양해졌다”고 했다.

그를 따라가 본 학교 도서실에서는 메가TV의 영어교육 프로그램 ‘톡톡잉글리시’를 활용한 6학년 학생들의 영어수업이 한창이었다.

또랑또랑한 눈망울의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TV 속 화면을 따라 영어 표현 익히기 게임을 했다. 일시정지 기능을 활용해 화면재생을 멈춰 놓고 원어민의 발음을 따라하기도 했다.

올해 초 KT가 안좌도에 10억 원을 투자해 초당 전송속도 100Mb(메가비트)급 인터넷 인프라를 설치한 이후 대도시 못지않은 교육환경을 갖추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인터넷 전송속도가 4Mbps에 불과해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기는커녕 인터넷 화면 창 하나를 띄우는 데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인터넷 환경이 뒤처지다 보니 해외 드라마까지 실시간으로 보는 도시와 달리 문화 여건 또한 매우 열악했다.

이종주 KT 도서(島嶼)시설팀장은 “주민들이 영화 한 편을 보려면 배를 타고 목포로 나가야 했다”며 “배 시간에 맞추지 못해 외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집에 메가TV를 설치한 안좌도 주민 김미자 씨는 화면에 뜬 수십 개의 교육, 영화 프로그램들을 보며 매우 기뻐했다.

그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교육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게 된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안좌도의 고객들과 만난 남중수 KT 사장은 “소외된 지역의 고객들도 모두 정보화의 혜택을 통해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익만을 고려한다면 도저히 어려운 사업이죠. 하지만 지방에서의 정보화 기술은 대도시에서보다 그 활용가치가 더욱 높을 수 있습니다.”

남 사장은 “특히 교육과 의료, 미디어 영역에서 정보화를 통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지속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중장기적 정보기술(IT) 발전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좌도를 시작으로 도서지역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나선 KT는 지난달 국토 최북단 대성동 마을에 100Mbps급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우리나라 최서남단 섬인 가거도에도 100Mbps급 인터넷을 보급할 계획이다.

목포=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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