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회사 입사 성공기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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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없는 ‘케이스 인터뷰’가 가장 큰 고비

설득하나 vs 무릎꿇나

면접관들과 한판승부

《경영컨설턴트는 야무진 대학생이 꿈꾸는 인기 직종 중 하나다. 각 대학에는 경영전략을 연구하는 동아리가 2, 3개씩 있고 연구 활동도 무척 활발하다고 한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가 채용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유망 직업’에서 경영컨설턴트는 금융자산운용가에 이어 2위였다. 채용전문가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컨설턴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의 염태현(28) 컨설턴트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주희(26·여) 컨설턴트를 만나 컨설팅 업무와 입사 준비 방법 등을 들어 봤다.

○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는 매력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염 씨는 “2006년 1월부터 6개월 동안 베인&컴퍼니에서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일할 때 컨설턴트들이 역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컨설팅 회사 입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통계학을 공부하던 대학원 시절 컨설턴트 선배로부터 컨설팅이 세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임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일해 보니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하고,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는 게 컨설팅의 매력임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컨설턴트들이 말하는 그들의 생활은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고객 회사로 출근해 회사 관계자들을 만난다. 관계자들에게서 회사의 문제점을 듣고 자료도 얻는다.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회의를 하고 해당 산업 전문가를 만난다.

일이 고되고 힘들지만 고객에게 제시한 해결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을 때 그 쾌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단다.

○ 정형화된 인재는 필요치 않다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는 ‘자기소개서’다.

BCG는 지원자들에게 2006년 하반기부터 ‘당신이 전략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내린 가장 만족스러운 결정과 결정을 내린 이유’를 주제로 영문소개서를 쓰게 한다.

베인&컴퍼니는 자기소개서 질문을 매번 달리 하지만 대체로 ‘경력 개발의 목표와 그것에 대해 컨설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묻는다.

첫 관문을 통과하면 3단계에 걸쳐 케이스 인터뷰를 실시한다. 케이스는 산술추리 문제와 비즈니스 관련 문제가 있는데, 지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이들은 케이스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염 씨는 “인턴 동기들과 모의 인터뷰를 많이 했고 혼자 있을 때는 비즈니스 사례를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길을 걷다가도 ‘마주 보고 있는 버거킹과 맥도널드 중 한 곳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면 그 이유는 뭘까?’ 하고 혼자 묻고 답하기를 계속 했다고 한다.

최 씨는 케이스 인터뷰 준비의 필독서로 불리는 ‘케이스 인 포인트(Case in Point)’의 질문들을 유형별로 정리해 어떤 질문에도 30분 만에 답을 낼 수 있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논리적 사고력은 기본이고 면접담당자의 날카로운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자신감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 2학년 전에 해외연수, 3학년 때 경영전략 동아리, 방학 때는 컨설팅 회사 인턴’ 등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밟아야 하는 과정이 있다는 말에는 두 명 모두 부정적이었다. 염 씨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왜 컨설턴트가 되고 싶은지 깊이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회사에서도 정형화된 인재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이런 질문

염태현

베인&컴퍼니 컨설턴트

베인&컴퍼니 염태현 컨설턴트는 케이스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는 술을 모두 매점매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돈이 얼마만큼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문제의 기본적인 구조는 한국에 존재하는 술의 재고량에 가격을 곱하는 산술식”이라며 “술을 어떻게 분류할지와 합리적인 재고량 예측 방법이 풀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염 씨는 당시 소비 형태에 따라 고객군을 나누고 1주일을 기준으로 이들의 소비량을 예측했다. 하지만 “구매 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게 전부인가”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매점매석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 어느 시점에서 남은 술 가격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변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 저런 질문

최주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최주희 컨설턴트에게 “서울 광화문 부근의 옛 동아일보 건물 1층에 있는 ‘이마 카페’의 한 달 매출액을 계산해 보라”고 했다.

최 씨는 우선 평일과 주말을 나눴고, 점심시간대와 저녁시간대 그리고 그 사이 시간대로 분류했다. 테이블을 20개로 가정하고, 테이블당 최대 인원과 테이블이 다 차지 않을 확률도 가정했다. 그는 평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 반엔 테이블이 꽉 찰 것으로 봤고, 최대 인원에 평균 식단가를 곱했다. 나머지 시간대는 테이블 점유율을 감안해 하루 매출액을 계산했다. “다음 일정 때문에 5분 만에 풀고 가겠다”던 최 씨는 막상 문제가 주어지자 30분 가까이 자신이 세운 가정과 풀이법을 꼼꼼히 분석했다.


▼염태현 씨의 케이스 인터뷰 준비 비법▼

● 동기들과 모의 인터뷰를 많이 했다

● 길을 걷다가도 ‘마주 보고 있는 동종 매장’을 보면 매출을 비교 예측해 보고 분석했다

● 필독서 ‘케이스 인 포인트’의 질문을 정리해 놓고 두 30분 안에 답하는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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