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치동’ 봉선동 아파트값, 7개월 만에 5억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3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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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대부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봉선동의 한 아파트 가격이 7개월 만에 약 5억 원이 올랐다. 지방이라도 교육여건이나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은 주택 수요가 많고 가격이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 남구 봉선동 H아파트 1단지 전용면적 129.6㎡ 아파트가 올 1월 8억2000만 원(1층)에서 8월 12억8500만 원(16층)으로 급등해 거래됐다. 인근 J아파트 전용면적 84.9㎡의 실매매가는 올 1월 4억3000만 원(15층)에서 6개월 만 7월 7억5800만 원(5층)으로 올랐다.

봉선동은 초중고 학군과 학원 인프라, 높은 교육열로 ‘광주의 대치동’ 또는 ‘광주의 8학군’으로 불린다. 차로 20분 거리 내에 전남대병원 등 3개 대형병원이 있어 의료여건도 좋다. 주민들은 봉선동에서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을 봉남(봉선동+강남), 안정적 가격을 유지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을 봉북(봉선동+강북)으로 부른다. 아파트 값이 폭등한 곳은 봉남으로 지칭되는 곳이다. 봉남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싼 아파트에 대한 특권의식도 은근히 작용하고 있다.

봉선동은 주변에 제석산 등이 있어 아파트 물량 공급에 한계가 있다. 인기 높은 신축 아파트의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재건축이 기대되는 주변 아파트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공인중개사 위모 씨(50)는 “봉선동에 의사, 사업가 등 부유층이 몰려 일부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다른 아파트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봉선동의 가각 급등세는 주변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봉선동 인근의 동구 학동 H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9㎡가 올 1월 3억 원이었으나 6개월 만에 6억 원으로 올라 거래됐다. 광산구 수완지구 아파트들도 지난해에 비해 30~40%씩 상승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가격이 폭등한 아파트가 교육여건 등이 좋아 실제 거주하기 위한 실수요가 많다고 분석한다. 반면 일부 투기세력이 개입한 결과로 보기도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주 집값이 너무 뛴다. 투기세력을 좀 잡아 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시는 집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지방국세청, 경찰 등과 합동단속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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