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국회 통과]박근혜, 일정도 취소하고 표결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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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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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그 와중에 화장고쳐”… 김옥이 “비열한 험담 말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 가루를 막기 위해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표결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 가루를 막기 위해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표결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그동안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기 때문에…. 오늘 표결이 끝났고 그래서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2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표결에 참여한 뒤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말을 아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국회 본청을 나서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는 한 손을 이마에 얹은 채 고개를 숙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인 오후 3시 7분경 국회 로텐더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의총에는 불참했지만 의총장에서 나온 의원들의 대열에 합류해 앞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이 열린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오늘 표결 처리에 참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전격 처리 움직임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인 오후 2시경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을 통해 당 지도부의 연락을 받았다. “오늘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니 참여해 달라”는 메시지였다. 박 전 대표는 긴급하게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2시 반경부터 국회 본청 밖에서 대기했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터뜨린 최루탄 가루 때문에 마스크로 코와 입 등을 막은 채 비준안 표결에 임했다. 박 전 대표의 한미 FTA 비준안 표결 참여는 예상됐던 것이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 “이번(회기)에 처리되는 게 좋겠다”거나 “늦어질수록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해 왔다. 19일 부산을 방문해서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한 처리 여부에 대해 “당 지도부 결정을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국회 폭력사태가 났던 2009년 미디어법 처리와 지난해 예산안 처리 때는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 국회 본청에 들어왔지만 로텐더홀에서 빚어진 여야 간 물리적 충돌로 인해 본회의장 출입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긴박한 상황에서 “화장을 고쳤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발단은 국회 본회의장의 대치 상황을 중계한 민주당 김진애 의원의 트위터였다. 김 의원은 “와중에 여자 화장실에 갔더니 박근혜 의원, 화장 고치고 계시더군요! 헐!”이라는 글을 올렸다.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은 즉각 “터무니없는 험담”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전 대표는 본회의장 안에 있는 여자 화장실 세면대 앞 한쪽에 앉아 정리해야 할 사안이 있어 볼펜과 종이를 꺼내 메모를 했다”고 밝혔다. 김옥이 의원은 트위터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모습을 봤는데 저는 서류에 메모하는 모습을 봤고, 김진애 의원은 화장 고치는 모습으로 봤다”며 “비열하다”고 적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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