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도 아이폰 도입… 이해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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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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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삼성전자 “어쩌나”… 소비자들 “얼씨구나”

《 “올 것이 왔다.” SK텔레콤에서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판다는 소식에 통신업계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KT나 삼성전자 등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서도 향후 대책 준비에 고심하는 분위기였다. 당장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아이폰4가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되고 새로 공개될 아이폰5도 SK텔레콤과 KT에서 동시에 나오면 통신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
▶본보 24일자 A14면 참조
SKT도 아이폰4 이르면 내달 판매


‘KT=아이폰’ 대 ‘SK텔레콤=삼성·안드로이드’ 구도가 깨지면서 올해 통신시장은 한층 흥미롭게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따라 통신사를 선택하던 소비자들이 앞으로 통신사가 주는 부가서비스와 콘텐츠, 혜택까지 꼼꼼히 따져보게 될 것”이라며 시장의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웃음, KT·삼성전자 관망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 소식이 공개된 24일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시장이었다. SK텔레콤 주가는 이날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날보다 5000원(3.17%) 오른 16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2009년 말부터 아이폰을 독점 공급해오던 KT는 1.24%,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S 대박을 터뜨렸던 삼성전자는 0.11% 하락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로아그룹은 “이달 3일 미국 버라이존 홈페이지에서 실시된 첫 예약 판매에서 18시간 만에 아이폰4가 매진됐다”며 “국내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면 안드로이드 진영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이 회사가 진행한 인터넷 여론조사에 따르면 500여 명의 응답자 가운데 약 70%가 SK텔레콤에서 아이폰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애플이 SK텔레콤으로 유통망을 확대한 것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갤럭시S를 선두주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에 급격히 밀리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운영체제별 점유율을 보면 안드로이드가 56.3%, iOS가 24.9%로 격차가 벌어졌다. 아이폰3Gs, 아이폰4는 미국보다 늦게 한국에 들어왔지만 이번 아이폰5는 한국이 1차 판매 국가에 포함될 거란 말도 나온다. 그만큼 애플에도 한국 시장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떨어지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높이기 위해 아이폰 사용자 같은 프리미엄 고객이 필요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만 아이폰 효과로 유일하게 ARPU가 올랐다. 아이폰4 사용자의 70%가 5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쓰고 있다.

○ 소비자는 활짝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하게 되면서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동맹’ 관계가 깨져 소비자를 끌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4일 “고객 만족을 위해 더 애쓸 것”이라고 짧게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KT도 “이제 어떤 통신사가 더 좋은 콘텐츠를 주고 데이터 폭발 시대에 대비해 망 투자를 잘하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진다. SK텔레콤에 우선적으로 물건을 대주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후속작 갤럭시S Ⅱ를 이동통신 3사에 거의 동시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넥서스S도 KT를 통해서 판매된다. 모토로라도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야심작 ‘아트릭스’를 KT에서 시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제조사들도 시대의 흐름인 ‘개방’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사는 제조사대로 경쟁하고,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경쟁하는 스마트폰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팔고 있는 91개 국가 가운데 51개 국가에서 복수 통신사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까지 포함하면 52개국이 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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