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수업 듣던 서울대생들, 신개념 소셜커머스 ‘포닝’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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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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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없을땐 더 싸게… 실시간 할인쿠폰 발행”

‘창업’ 수업을 함께 듣던 서울대생들이 시작한 ‘포닝’ 서비스는 업주들이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할인 쿠폰을 발행할 수 있게 해준다. 1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트램스’ 창업 멤버인 이다훈 부사장, 한승상 대표, 박재훈 기획이사(왼쪽부터)가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트램스
‘창업’ 수업을 함께 듣던 서울대생들이 시작한 ‘포닝’ 서비스는 업주들이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할인 쿠폰을 발행할 수 있게 해준다. 1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트램스’ 창업 멤버인 이다훈 부사장, 한승상 대표, 박재훈 기획이사(왼쪽부터)가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트램스
지난해 1학기 ‘창업과 경제’라는 수업을 듣던 한승상 씨(27·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예정)는 ‘창업 아이디어를 내라’는 과제에 대학 1학년 ‘경제학 원론’ 시간에 배운 ‘가격차별(價格差別·Price discrimination)’이 떠올랐다. 경제학 교과서는 같은 상품이라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가격차별’ 이론을 소개했지만 항공권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실제 가격차별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학교 앞 카페나 레스토랑도 어떤 날은 손님이 많고 어떤 날은 텅 비는데, 손님 없을 때 더 싸게 팔면 훨씬 매출을 높일 수 있을 텐데….”

한 씨의 고민은 계속됐지만 실현할 방법이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빠르게 보급된 스마트폰에서 답이 보였다. “업주들이 빈 자리만큼 할인쿠폰을 발행해 스마트폰으로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처음에는 수업 발표용 아이디어였지만 점점 구체화되면서 실제 창업에 대한 열의가 생겼다. 부모님과 주변 선배들은 다들 ‘무슨 창업이냐,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라’며 말렸지만 그럴수록 한 씨의 열망은 커졌다. 함께 수업을 듣던 경제학부 동료 이다훈(26), 박재훈 씨(27)도 그의 뜻을 이해하고 합류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맨땅에 헤딩’ 하듯 시작한 사업. 하지만 이 젊은이들은 창업의 꿈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겼다.

컴퓨터공학과 학생과 웹디자이너를 영입해 실시간 쿠폰 발행시스템 ‘포닝’과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역발상 하는 스마트(SMART)라는 뜻의 ‘트램스(TRAMS)’를 상호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10월에는 특허도 출원했다. 사업계획서를 들고 가 서울시가 운영하는 강북청년창업센터에서 사무실도 무상으로 임차했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아이폰 앱스토어에 ‘포닝’ 앱을 올렸고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때맞춰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행한 소셜커머스를 이용해본 업주들이 ‘포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동구매 반값할인’ 모델의 소셜커머스 열풍이 거셌지만 100개 이상 업체가 난립하면서 ‘묻지마 판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홍보효과를 기대해 높은 할인율과 수수료를 감수하며 쿠폰을 발행한 업체들도 재방문 비율이 높지 않아 실망하고 있었다.

반면 ‘포닝’은 획일적인 반값 할인이 아니라 업주가 발행수량, 유효시간, 할인율(최저 20% 이상)을 자유롭게 정해 원하는 시간에 즉시 모바일 쿠폰을 발행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존 소셜커머스가 반값 할인에 더해 수수료까지 약 70%의 가격을 업주가 부담해야 했지만 ‘포닝’은 발행수수료가 전혀 없는 것도 특징. 한 대표는 “앞으로 이용자가 늘어나면 메뉴 상단 프리미엄 서비스를 대상으로 광고비를 받아 수익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Freemium’이라 불리는 Free(무료)+Premium(프리미엄) 모델로 검색사이트 ‘구글’이 광고도 없이 무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프리미엄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식이다.

‘포닝’ 앱은 현재 1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했으며 홍익대 신촌 등을 중심으로 40여 개 업체가 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창업자금 4000만 원으로 시작한 트램스의 직원은 현재 창업자 3명과 개발자 2명, 웹디자이너 1명 등 6명. 포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과 협상 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한 씨의 꿈은 작지 않다.

“올해 스마트폰 이용 인구 중 400만 명은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키우겠습니다. 기존 소셜커머스는 외국에서 유행하는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지만 우리는 스스로 개발한 비즈니스모델로 중국 일본 등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입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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