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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세대갈등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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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세대갈등 낳는다

동아일보입력 2010-01-16 03:00수정 2010-01-16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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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세대 일자리 유지” 기업들 잇달아 정년 연장
신규채용은 줄이거나 안뽑아… 취업문 좁아져 20대 속앓이
자산관리공사 노사는 2006년 3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합의했다. 56세부터 임금이 줄어드는 대신 정년을 기존 59세에서 60세로 늘렸다. 노조원들은 처음에는 임금 총액이 줄어든다고 반발했지만 정년이 연장된다는 장점을 감안해 임금피크제에 동의했다.

이후 자산관리공사의 신입사원 채용은 크게 줄었다. 2007년과 2008년엔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다. 자산관리공사 측은 “2007년 계약직 278명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력 수요가 없어졌다”며 “정년이 연장된 직원이 늘어날수록 신규 채용 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고령화로 확산되는 임금피크제

기업들이 고령화 추세에 맞춰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신입사원 채용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젊은층이 일할 기회를 줄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해 공기업 채용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일자리를 놓고 세대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5월 현재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11개사, 민간 기업은 41개사다. 정부는 1955∼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제도를 권장하고 있다.

아예 일본처럼 법으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 2013년부터 모든 기업이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이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준 것. 상당수 일본 기업들은 60세에 일단 퇴직시킨 뒤 희망자에 한해 65세까지 재고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재고용 시 임금은 현역 시절의 60% 정도를 준다.

○ 세대 간 갈등 본격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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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청년층 고용이다. 동아일보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지역난방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4개 공기업의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추이를 조사한 결과 제도 도입 이후 신입사원 수가 크게 줄었다.

2006년 7월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지역난방공사는 예년 100여 명 수준이던 연간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2007년 이후 50명 안팎으로 줄였다. 2003년 5월 공공기관 중 가장 먼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신용보증기금은 2004년부터 매년 신규 채용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 민간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6개 발전(發電) 자회사를 포함해 연간 약 700명의 신입사원을 뽑아온 한전의 임금피크제 가세로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의 한 간부는 “정부가 정한 정원이 한정돼 있는 데다 기존 직원들의 근무기간을 1, 2년씩 연장하면 결국 신입사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임금피크제로 마련한 재원을 정년 연장에만 쓰지 말고 신입사원의 고용 여력을 늘리는 데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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