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회복기엔 외부인재 영입보다 내부 발탁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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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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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 대표 - 린다 마이어스 SK㈜ 상무
‘경기회복기의 인재관리법’ 전문가 대담

글로벌 인사관리 전문가인 린다 마이어스(오른쪽) SK㈜ 상무와 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 대표는 “경기회복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외부 인재의 영입과 활용 못지않게 내부 인재의 육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훈석기자
글로벌 인사관리 전문가인 린다 마이어스(오른쪽) SK㈜ 상무와 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 대표는 “경기회복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외부 인재의 영입과 활용 못지않게 내부 인재의 육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훈석기자
○ 박형철 대표 - 좋은 인재 오래 붙잡아두려면 CEO보다 중간관리자 역할 더 중요… 직원 세분화해 맞춤 관리해야

○ 마이어스 상무 - 무작정 외부인재에 매달리면 우수 내부인재 떠날 가능성 높아… 조직 내 육성이 훨씬 바람직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기업들은 치열한 인재 쟁탈전을 벌인다. 하지만 경기가 좋아졌다고 무작정 외부 인재 영입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침체기에 속으로만 분노를 삭였던 우수한 내부 인재들이 회사를 떠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관리 및 육성 분야의 전문가인 린다 마이어스 SK㈜ 글로벌인재관리(GTM) 담당 상무와 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대표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전 우리 회사에 어떤 기능이 필요하며, 현재 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가 조직에 존재하는지부터 파악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조직 전체의 성과보다 개인의 성과를 중시하고 이에 맞는 경력 개발을 도와주는 맞춤형 직원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경기회복기 기업의 인사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이어스 상무와 박 대표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주요 대담 내용을 정리한다.

○ 교육 및 복리후생 강화로 위기 후유증 극복

▽린다 마이어스 상무(마이어스)=경기회복기의 인재 육성 방법은 경기침체기와 달라야 한다. 우선 경영진이 ‘그간 위기를 극복하느라 다들 고생 많았다’는 메시지를 반드시 전 직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일부 직원은 침체기에 회사에서 느낀 불안감과 나쁜 기억들을 오래 간직하기 때문이다. 일부 경영자는 다시 불황이 찾아올 것을 염려해 경제 상황이 좋아져도 위기의식을 조장하려 든다.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다.

▽박형철 대표(박)=금전적 보상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경기침체 때 삭감했거나 중단했던 각종 복리후생 및 교육 개발 프로그램을 되살리는 게 먼저다.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려면 직원들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마이어스=경기회복기에는 금전적 보상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가 높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하지만 직원들이 항상 더 많은 돈을 원하는 건 아니다. 여행, 휴가, 교육기회, 미래에 대한 비전이 돈을 대신할 수도 있다. 지급 방식을 바꿔 연봉 수준을 낮게 책정하고, 일정 수준의 성과를 달성했을 때만 보너스를 지급해도 된다. 돈보다 더 중요한 건 직원들이 회사에 느끼는 개인적 유대감이나 상사의 인정이다.

▽박=좋은 인재를 오래 붙잡아두려면 최고경영자보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최고경영자가 모든 직원들의 개별 관심사와 희망사항을 알 수는 없다. 직원들이 회사에 어떤 점을 바라는지, 승진, 돈, 여가, 자기계발 중에서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포착하고 이를 반영해 줄 사람이 바로 중간관리자이기 때문이다.

○ 외부 인재 유치보다 내부 인력시장 활성화가 먼저

▽마이어스=통상 경기회복기에 외부의 핵심 인재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심해진다. 그러나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전에 우리 회사에 어떤 기능이 필요하며 현재 이 기능을 수행할 인재가 조직에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우수한 역량을 지녔고 평판도 좋으며 오랫동안 탐내왔던 인재라고 해서 무턱대고 영입하면 곤란하다. 조직 내에 해당 업무를 맡을 인재가 존재하고 인재 육성에 필요한 기간을 감내할 수 있다면, 내부 인재를 발탁하는 게 먼저다.

▽박=체계적인 업적 및 역량 평가 체계, 효과적인 내부 공모과정이 합쳐진 내부 인력시장(internal labor market)을 형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고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HP와 같은 몇몇 선진 기업은 내부 공모 과정에서 해당 직무에 적합한 내외부 인재를 경쟁시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마이어스=핵심 인재에 대한 정의도 중요하다. 한국에는 사람 자체를 판별한 후 핵심 인재와 비(非)핵심 인재를 나누는 경향이 있다. 핵심 인재는 회사에 꼭 필요한 핵심 업무를 맡은 사람이다. 아무리 우수한 역량을 가졌더라도 회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업무를 맡지 못하거나, 관련 역량을 지니지 못했다면 핵심 인재가 아니다.

▽박=글로벌 기업들은 회사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나 그 업무를 곧 이어받을 사람을 핵심 인재라고 여긴다. 오랫동안 회사 내 인적자원을 여러 각도로 평가하고 적절한 업무를 부여하며 이에 대한 성취도를 근거로 업무를 재분배해야 핵심 인재를 자연스럽게 추출할 수 있다.

○ 이제는 ‘직원 맞춤 경영’ 시대

▽마이어스=한국 기업은 효과적인 인재 육성과 관리를 위해 개인별 성과 관리를 해야 한다. 이번 불황에서도 보듯 조직 전체의 성과가 나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좋은 성과를 낸다. 직접적인 수입을 창출하지는 않지만 비용 절감이나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등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눈에 잘 띄지 않을 때가 많아 핵심 인재로 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조직원 전체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연령, 욕구, 경력단계 등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관리와 육성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하나의 방식을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다(One size does not fit to all)’는 말이 있다. 핵심 고객에 주력하기 위해 고객집단 세분화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결국에는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변하듯, 기업들도 직원 세분화(employee segmentation)에 주력해야 다양한 분야의 능력 있는 인재를 많이 키울 수 있다.

▽마이어스=‘글로벌 인재=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태도도 버리면 좋겠다. 어학 실력보다는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진정으로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글로벌 인재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피습 사진이 실린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가끔 한국 사람들이 국제 문제에 너무 무관심해서 놀랄 때가 있다.

박형철 대표는 연세대에서 사회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 테네시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앤더슨컨설팅,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머서코리아의 한국지사장 겸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마이어스 상무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컨설팅회사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제약회사 와이어스 등에서 20년 넘게 글로벌 인재개발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 2008년 초부터 SK에 몸담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7호(2009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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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ty Innovation/역사+자연+예술, 드레스덴의 삼색 매력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개발에 필요한 벤치마킹 도시로 독일의 드레스덴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드레스덴은 ‘엘베 강의 피렌체’라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다.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잿더미가 됐지만, 성공적으로 재기해 지금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역사 유적, 자연 경관, 예술 등 세 가지 도시 자산을 보존 및 복원하려는 시민들의 노력과 기업 도시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재기의 원동력이었다.
▼ 패션과 경영/명품 보석에 푹 빠진 명품 패션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 같은 패션 명품업체들이 초고가 보석인 하이 주얼리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제품 하나의 가격이 보통 수억 원에 이르는 하이 주얼리는 하나만 팔아도 가방이나 신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윤이 남기 때문이다. 또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고 싶어 하는 패션 명품업체엔 가방이나 신발보다 훨씬 높은 전문성과 정밀함을 요구하는 하이 주얼리로의 진출이 좋은 다각화 전략이 된다.
▼ Knowledge @ Wharton/글로벌 팀, 코스모폴리탄과 지역 인재의 결합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끼리 글로벌 팀을 만들 때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글로벌 팀의 팀원들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적어도 한 번은 직접 대면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필수다. 팀원을 뽑을 땐 업무 능력 못지않게 팀워크 능력도 중시해야 한다. 또 팀원들이 글로벌 팀의 자체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 Harvard Business Review/혁신가, 그들의 DNA가 궁금하다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를 비롯한 혁신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의 습관을 살펴보면 창의적인 사고의 근간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다. 연구 결과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들은 5가지의 ‘발견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혁신가는 서로 무관해 보이는 문제나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연결하는 ‘관련짓기’, 질문을 통해 현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고려하는 ‘질문 던지기’를 비롯해 ‘관찰하기’ ‘실험하기’ ‘교류하기’ 능력이 일반인과 구별될 정도로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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