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돈되는 시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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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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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연구 ‘트위터롤로지’ 각광

경제학자 사회학자 언어학자 의학자들이 트위터 연구에 몰려들면서 ‘트위터롤로지(twitterology)’라는 학문 분야가 새롭게 뜨고 있다. 트위터는 하루에 전 세계 1억 명이 2억5000건의 메시지를 쏟아내며 자신의 관심사, 생각, 기분을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정보의 장이기 때문이다.

언어별로, 지역별로 원하는 정보만 골라 분석할 수 있고, 트위터 메시지의 연결망을 활용해 인터넷상에서의 인간관계도 확인할 수 있어 학자들에게 매력적인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방대한 실시간 트위터 정보를 분석하면 ‘혁명’의 발발 시기뿐 아니라 주가 예측까지도 가능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를 트위터롤로지라고 부르며 다양한 연구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사회학자들이 선거에서 트위터의 영향력을 연구하고 있다.

○ 트위터가 주가 예측?

“설문조사는 비싸고, 범위도 좁고, 게다가 솔직한 대답을 얻기도 어렵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새로운 연구의 시대를 열었다.”

미국 인디애나대 조핸 볼런 교수는 올해 10월 컴퓨터 학술지에 자신이 ‘트위터 분위기와 주가 예측’ 연구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볼런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더는 금융이 합리적인 투자정보에만 좌지우지되는 게 아님이 드러났다”며 “사람의 감정과 행동이 경기와 주가에 영향을 준다는 ‘행동재무학자’들에게 SNS는 신세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2008년 2월부터 12월까지 약 985만 건의 트윗 데이터를 모았다. 미 대통령 선거와 경제위기가 있었던 시점을 일부러 골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메시지들에서 나타나는 고요함(calm), 경계(alert), 확실함(sure), 활발함(vital), 친절함(kind), 행복함(happy) 등 7개 감정을 추려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각각 비교했다. 그 결과 고요함 지수가 올라가면 2∼6일 후 다우존스 산업지수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 연구는 질병의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는 역학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다. 미 아이오와대 연구팀은 2009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이야기가 트위터에서 퍼지는 경로를 분석한 결과 실제 감염 경로와 사실상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SNS 분석이 가장 활발한 곳은 심리학과 사회학 영역이다. 실시간 사람들의 생각을 곧바로 데이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트위터롤로지는 이제 시작

한국에서도 사회과학과 트위터 연구를 결합하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지난해 8∼9월 한국인의 트윗 110만 개를 분석해 ‘한국인의 트위터 네트워크 구조와 동학’이란 논문을 올 초에 내놓았다. 그 결과 트윗의 4분의 3이 리트윗 형식으로 활발하게 소통되고, 정부 비판적인 내용이 자주 리트윗된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장 교수는 “앞으로 사회과학적 아이디어와 정보기술(IT)이 만나 새로운 연구 성과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문수복 교수팀도 트위터 연구를 통해 다양한 인터넷상의 행동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 본부장은 “정부의 슈퍼컴퓨터처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SNS 연구 등 사회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트위터롤로지(twitterology) ::


‘트위터를 연구하는 학문’을 뜻하는 신조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twitter)에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로지(-logy)를 붙였다. 트위터의 실시간 정보가 사회학 경제학 의학 언어학 등의 연구에 쓰이는 것을 말한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트위터롤로지에 대한 칼럼을 내놓으면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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