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영식 사장 “남북 철도연결 박차… 서울∼평양 이산가족 상봉열차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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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코레일 사장 인터뷰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대로 서울역 집무실에서 코레일이 계획 중인 남북 철도연결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는 6월 이후 한반도 정세가 개선되면 경의선-동해북부선-경원선 등 주요 철도축 복원에 
나서겠다는 것이 오 사장의 구상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대로 서울역 집무실에서 코레일이 계획 중인 남북 철도연결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는 6월 이후 한반도 정세가 개선되면 경의선-동해북부선-경원선 등 주요 철도축 복원에 나서겠다는 것이 오 사장의 구상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51)이 10일 서울역에서 본보와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 3선 국회의원이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기 의장 출신인 오 사장은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대북통’이다. 남북 철도연결 사업과 국내 철도사업 개선 계획 등을 들어봤다.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면 경의선 선로 개량과 동해북부선 및 경원선 선로 연결 사업을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오 사장의 머릿속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는 6월 이후 북한과 협의할 프로젝트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SR와 코레일 간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이 이뤄지면 경부선 등 전국에 하루 40편의 고속열차(KTX)를 추가로 투입하고 모든 노선의 요금을 10% 낮출 것”이라고 공언했다.

○ 이산가족 싣고 서울∼평양 오갈 ‘상봉 열차’

2월 초 취임한 오 사장은 지난달 사장 직속 남북대륙사업처를 신설했다. 남북 철도 연결 전담 조직이다. 오 사장은 “철도 연결은 2008년까지 남북이 깊이 협력해 본 경험이 있는 사업”이라며 “한반도 정세가 나아지면 철도 분야의 협력이 다른 어떤 영역에서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고 했다.

코레일이 구상하는 철도 연결의 핵심은 서울∼평양 구간을 포함한 경의선(서울∼신의주) 개량이다. 경의선은 2003년 복원·연결됐지만 열차 운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 사장은 “2000억 원을 투입해 경의선 전 구간(518km)을 개량해 평균시속 50km로 열차가 달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레일과 북한 철도성이 경의선 남측 구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공동실사단을 꾸려 북한 철도 여건을 실사하겠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남북 해빙무드가 지속되면 철도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봉열차’가 정례화될 경우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정기노선이 다시 놓이는 셈이다.

경의선 개량과 함께 우선 추진될 사업은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경원선 백마고지∼월정역 선로 연결 사업이다. 서해안-동해안-내륙 축 철도의 남북 접경 구간을 모두 복원해 향후 시작될 대륙철도 물류사업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오 사장은 동해북부선 120km 구간을 복원·개량하는 데는 8년간 2조6000억 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16년 중단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재추진돼 동해선과 연결되면 한반도에서 중국·러시아 방향의 화물열차 운행 틀이 갖춰질 것”이라고 했다.

○ “서울∼부산 KTX 6000원 낮춘다”

SR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총 운행거리가 4000km도 안 되는 작은 나라에서 운영사를 분리해 놓은 건 비효율적”이라며 “SR가 수익성 높은 수서∼부산, 수서∼목포 노선만 운행하면서 수서에서 여수, 진주 등으로 가려는 승객들이 복잡한 환승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가 고속철도 통합에 나섰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2016년 12월 개통된 SRT는 신생회사인 SR가 운영을 맡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두 회사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

코레일과 SR가 통합돼 수서발 고속철을 코레일이 운영하게 되면 이에 따른 추가 이익은 승객들에게 요금 인하 등의 혜택으로 돌려주겠다는 게 오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철도 배차 간격을 효율화해 전국 노선에 하루 40편의 고속철을 추가로 투입하고, 기존 SRT를 제외한 모든 노선의 운임을 10%씩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부산 KTX 요금이 5만9800원에서 5만4000원 정도로 낮아지는 것이다. 현재 일일 KTX 운행 횟수는 239회다. 양사 통합 후에도 SRT의 운행 편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 사장은 이 외에도 KTX 정기권의 혜택을 강화하는 등 고객 서비스 확충 계획도 밝혔다. 정기권 이용자들에게 승차권 승급 기회를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그는 “열차를 더 자주 타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며 “고객을 내 가족처럼 대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오영식#코레일#철도#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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