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질주’ LG, 13兆 또 따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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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등 12개 브랜드 보유
폴크스바겐그룹과 최대 계약
작년엔 中업체 제치고 수주도

LG화학이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그룹과 약 13조 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지난해 초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과 막판 경합 끝에 8조 원 규모의 폴크스바겐그룹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따낸 것에 이어 두 번째 성과다. 이로써 LG화학은 폴크스바겐그룹 누적 수주 금액만 21조 원에 달하게 됐다. LG화학 한 해 총매출(25조6980억 원·지난해 기준)의 85%에 이르는 규모이고, 단일 기업간 배터리 셀 공급 계약 최고 기록이다.

LG화학이 이번에 수주한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은 폴크스바겐이 최근 유럽,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맺은 200억 유로(약 26조 원) 규모 공급 계약의 일부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인 13조 원 규모를 LG화학이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이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그룹의 확실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벤틀리 등 12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2030년 100% 전기차 전환’을 선언했다. 배터리를 중심으로 차량 골격을 먼저 만든 뒤 그 위에 모델 디자인에 따라 각기 다른 차체를 얹는 전기차 ‘MEB(Modular Electric Drive) 프로젝트’도 지난해 시작했다. 폴크스바겐그룹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0년까지 전기차 생산공장을 16곳 확대하고 2025년까지 폴크스바겐그룹 전체 브랜드에서 전기차 80종을 출시하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LG화학이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 면에서 무엇보다 확실한 이력을 얻은 셈”이라며 “앞으로 북미 지역 등 추가 계약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LG화학은 지금까지 총 30개 자동차 업체에 42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 중 폴크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공급 규모만 지난해 8조 원, 올해 13조 원을 더한 21조 원이다.

LG화학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전초기지인 폴란드 공장, 중국 난징(南京) 배터리 공장 등에서 폴크스바겐그룹 전용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까지 유럽 내 대규모 생산 단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폴크스바겐 외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기아자동차, 인도 마힌드라그룹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다만 LG화학이 폴크스바겐그룹 전체 수주 규모는 크지만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계약을 맺지는 못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가격이 낮아진 탓에 대형 수주가 곧 대형 수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LG화학은 GM 볼트 전기차에 셀 1kWh당 140달러 안팎으로 계약했는데 폴크스바겐그룹과의 계약은 이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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